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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예금금리 5% 넘자, 2금융·차주 곡소리…당국 “인상 경쟁 자제하라”
시중은행 예금금리 경쟁 과열
보험사 채권 내다팔고, 저축은행 유동성도 흔들
차주는 대출 금리 고공행진에 고사 직전
당국 “수신 금리 경쟁 자제하라”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5%를 돌파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에 자금조달경쟁을 자제하라고 주문했다. 제2금융권의 유동성 문제가 커지고, 대출받은 차주들의 금리 부담도 상승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4일 시중은행 부행장 등 은행권 인사들과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시중자금이 은행권으로 쏠려 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과도한 자금조달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은행채를 통한 자금조달도 채권시장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시기와 규모를 조절해줄 것을 주문했다. 또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전자단기사채 매입 및 환매조건부채권(RP) 매수, 머니마켓펀드(MMF) 운영규모 유지 등 유동성 공급 노력도 재차 강조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여러 차례 은행채 발행 자제를 당부해온 당국이 자금조달경쟁 자제를 재차 강조한 것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5%를 넘어서는 등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몰릴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이 14일 잇따라 1년 만기 기준 5%대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았다. 하나은행도 15일 5%대 금리 상품을 내놓았고, 신한은행도 조만간 가세할 것으로 보여 한층 치열해진 수신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31조6000억원으로 전달보다 56조2000억원 늘었다. 2002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은행의 자금 유치경쟁은 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을 야기하고 있다. 보험사의 경우 은행 금리 인상으로 저축성 보험의 매력이 떨어져 해약이 늘어나자 환급금을 돌려주기 위해 채권을 매도함에 따라 채권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저축은행도 대출 법정최고금리는 20%로 제한된 상황에서 수신금리가 올라가면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자금이 높은 금리를 찾아 옮겨다니는 통에 규모가 작은 업체는 일시에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신금리 상승은 또 대출금리 상승으로도 이어져 여윳돈이 없는 취약계층의 금리 부담을 한층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수신상품은 자금조달비용지수인 코픽스에 반영되고, 코픽스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는 10월 기준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가 3.98%로 전달 대비 0.58%포인트 상승했다고 15일 밝혔다.

은행 역시 이러한 문제점에는 공감하지만, 은행채 발행과 수신 등 자금 조달이 막히면 당국으로부터 주문받은 유동성 공급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은행 관계자들은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살펴봐줄 것을 당국에 요청했고, 당국 역시 규제개선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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