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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도 상투 잡았나”…달러 예금 700억 달러, 연중 최고
시중은행 달러예금 연중 최고치
경기불확실성에 “달러만한 게 없다”
환율 주춤해도 달러 사재기 열풍
14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 등이 표시돼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킹달러’ 파워에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이 올해 처음으로 7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한화로 93조원 가까운 규모다. 이달 들어 강세를 보이던 달러 힘이 빠지는 모습이지만, 경기 불확실성에 안전자산을 쫓는 투자자들이 몰리며 달러예금 잔액은 빠지지 않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11일 기준 약 706억 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558억달러)과 비교하면 10개월 만에 약 150억 달러가 늘어난 셈이다. 11월에도 달러예금으로 자금 유입은 꾸준했다. 10월 말(698억달러)부터 약 열흘 간 8억 달러가 증가했다.

‘달러 사재기’ 는 환율이 오르면서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최저 1100원대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까지 1400원대에 오르며 꾸준히 상승세가 지속됐다.

분위기는 이달 들어 반전됐다. 10월 장중 1440원대까지 올랐던 환율은 지난 11일 단 하루에만 59.1원 폭락해 1300원대 초반 선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망치를 하회했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 등이 커지면서 달러 강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8월 하순부터 1320원 선에 올라선 뒤 9월 22일부터 1400원대에 거래됐다. 사실상 이 시기 달러예금에 돈을 집어넣은 투자자는 환차손 구간에 진입한 셈이다.

금융권에선 그러나 달러예금 잔액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경기 불확실성에 달러 선호도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기업의 달러 수요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은 경기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외화결제 수단이나 안전자산 확보 등을 목적으로 한 기업들의 달러 수요는 크게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은행들에서도 원화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등 프로모션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잔액 감소 등을 예상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환율 자체는 상당폭 내려왔지만 당장 달러에 대한 니즈를 연동시키기는 어렵다”며 “되려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전략이 사업체로서는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단기수익에 민감한 개인들의 달러 수요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달러에 투자한 개인들의 경우 달러 가치가 고점에서 물렸다고 판단해 청산할 가능성이 높다”며 “무작정 반대 방향으로 배팅을 할 여건이 없는 개인들의 수요는 단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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