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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끌’시대 끝났다...은행 신규마통 ‘꽁꽁’
시장금리 급등 후폭풍
핵심 자금 조달수단 폭넓게 활용
7%대 고금리에 DSR산정 불리
수요 줄고 당국도 관리 강화 요구
마이너스통장 한도·건수 모두 ‘뚝’

시장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이른바 ‘영끌족’의 핵심 자금조달 수단이었던 마이너스통장이 올 들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미 시중은행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7%대까지 오른 가운데 미국의 4연속 자이언트스텝 행보로 마이너스통장 신규 발행은 더욱 쪼그라들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마이너스통장 신규 발행건수는 지난달 말 기준 1만4148건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25% 가량 줄어든 수치다. 승인 금액 또한 5440억원에 그쳐 같은 기간 419억원(7%) 감소했다. 한때 매월 각 사별로 1만건 이상 마이너스통장이 신규로 발행됐던 것과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대출이 대출금을 통장에 직접 넣어주는 것과 달리 마이너스통장은 은행 심사 없이 한도 안에서 추가적으로 돈을 빌려 쓸 수 있는 구조다. 개인 신용도에 따라 정해진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돈을 쓸 수 있어 영끌족들에게는 가장 손쉬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손꼽혔다. 특히 상품 특성상 사용 금액에 대해서만 이자가 적용되기 때문에 과거 금리가 낮았던 시절에는 집을 사거나, 주식 투자 등을 위해 마통을 개설해 쓰는 경우가 많았다. 2021년 초까지 금융당국이 각 은행에 대출을 조이면서 마이너스 통장 대출 관리를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영끌족의 표상이었던 마통 개설이 주춤하게 된건 가계대출금리가 오른 영향이 크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에 따른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으로 주담대 대출을 포함해 주요 대출금리는 신용 등급에 따라 상단이 연 7%를 넘긴 상태다.

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 금리 또한 시장금리에 따라 급격하게 오르다보니 신규 개설에 대한 수요가 이전 만큼 크지는 않다”며 “금리가 높은 만큼 기존 현금 보유자들은 일부 상환을 하기도 하고, 생활비 용도로 신규 자금이 필요한 차주들은 간혹가다 일단 약정만 해놓는 정도”라고 말했다.

집값 하락, 금리 인상 등으로 빚을 갚지 못하는 차주들의 경우, 통장 개설 부결은 물론이고 최근 갱신일 이후 금리가 한번에 2~3%씩 뛰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은행 고객 A씨는 “주택 구입시 마통을 뚫어서 자금을 조달했는데, 오는 12월 만기를 앞두고 연장이 부결될 수 있다는 얘기를 은행으로부터 들었다”며 “2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한 금액부터 갚으면 심사에 조금이라도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길 들었으나, 애초에 여윳돈이 있었으면 마통을 쓰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들어서는 특히 고액의 마통도 줄어드는 분위기다.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고액의 마통을 유지할 유인이 크지 않아서다. 마통은 DSR 계산시 전체 대출한도를 대출액으로 잡는다. 예를 들어 5000만원 한도의 마통을 뚫어놓고 절반만 썼다고 해도, DSR 계산시에는 5000만원을 사용 중인것으로 잡힌다는 얘기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고액의 마통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DSR 한도 확보에 유리하다보니 이를 먼저 상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당국에서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 완화 등을 내놓고 있지만 금리인상기인 만큼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출에 대한 움직임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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