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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올린다” 선언한 美...다시 높아진 한은 ‘더블 빅스텝’ 전망
3년만에 한미금리차 1%P로
환율상승으로 물가압박 커질듯
한은, 24일 금리인상 주목

미국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이기지 못하고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은행도 오는 24일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3.75~4.00%로 0.75%포인트 올렸다. 이로써 한국(3.00%)과의 정책금리 상단은 1%포인트 벌어지게 됐다. 1%포인트 차이는 3년만이다.

문제는 다음달이다. 한은은 24일로 올해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마무리하지만, 미국은 다음달에도 FOMC가 열린다. 시장에선 미국이 다음달에도 0.50%포인트~0.75%포인트 정책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으로선 기준금리 인상 폭 확대 압박을 받는 대목이다. 24일 한은이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대응시, 연말까지 한미간 정책금리 격차는 최소 1.25%포인트(연준 빅 스텝 시)에서 최대 1.50%포인트(연준 자이언트 스텝 시)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이는 지금까지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 시 최대 차(1.50%포인트, 2000년 5∼10월)이기도 하다.

한은이 이달 빅 스텝에 나서도 미국보다 금리가 1.0%에서 1.25%포인트까지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한은이 11월 사상 첫 연속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드는 이유다.

금리는 사실상 각 통화의 수익률과 다름 없어, 금리차가 벌어지면 달러 수요가 늘고 원화 수요가 준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율 상승으로 물가마저 밀어올릴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수차례 “한은은 정부로부터 독립적이지만, 미 연준으로부턴 독립적이지 않다”고 밝힌 것도, 이를 내포한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통화정책 목표가 ‘물가안정’임을 감안하면 긴축 흐름이 돌려지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2일 내년 1분기까지 5%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 물가는 당분간 6%대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도 전했다.

이창용 총재가 “물가상승률이 5%가 넘으면 여러 고통이 있더라도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한은이 내년 1분기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급격한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있는 민간소비도 한은의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에서 민간소비 기여도는 0.9%포인트로, 구성 항목 중 가장 높았다.

다만 외환위기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인 무역적자와 경제 성장 둔화 흐름 등은 한은이 또다시 빅스텝으로 금리 인상 폭을 확대하기를 주저하는 요소다. 3분기 우리 경제는 0.3%성장하며 선방했지만, 4분기 역성장 우려마저 더해지고 있다. 소비도 이태원 참사 등으로 꺾일 가능성이 더해진다. 경제기관들은 내년 한국경제가 1%대 성장으로 잠재성장률(2.0%)를 하회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최근 불거진 자금시장 경색 우려도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기 주저하는 요소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한은이 금리를 결정하는 요건은 물가지만, 자금 시장 경색이 한 두달 사이 갑자기 불거졌고 경제적 임팩트도 있어 이 요인을 무시하긴 어렵다”면서 “국내 자금 시장, 외환시장, 물가 상황을 모두 고려해 복잡한 연립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 현황과 흐름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진·박자연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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