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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레 겨냥한 한은 빅스텝…“‘물가 주범’ 환율은 못잡는다”
국내 필요한 달러 조달 창구 제한적
외국환은행, 글로벌채권시장에 의존
무역수지 악화…외화수급 부담 커져
美 연준 ‘킹 달러’ 정책 변화돼야 안정

[헤럴드경제=양대근·김상훈·권제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의 예상대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 통화정책이나 국내 외국환은행의 자금 동향 등을 더 주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12일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은의 현재 통화정책은 미국 연준의 움직임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상황”이라면서 “우리 수출도 둔화하고 있고, 연말까지 2번 남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과 빅스텝이 각각 예상돼 있어 (한은의) 이번 빅스텝으로 원화 약세를 꺾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도 “현재 환율은 우리나라 펀더멘털(기초 체력) 보다는 미국 통화정책의 강도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물가를 잡겠다는) 정부 의지를 보여주는 효과는 있겠지만, 큰 효과를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은 환율 문제가 금리정책보다는 글로벌 은행 시스템의 불안에서 오는 측면이 더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외화자금 거래는 외국환 은행을 통해 이뤄진다”면서 “국내에 필요한 외화자금을 외국환 은행을 통해 조달해야 하는 경직적인 외환제도에서, 외국환 은행 지점과 글로벌 채권시장에 대한 공급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생긴 구조적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인상되더라도 글로벌 자금의 여건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외화 유입 등을 통해 환율이 안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오히려 원화자금에 대한 불안이 확대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확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원화 가치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고, 정점을 통과 중인 인플레이션까지 다시 들썩이는 악순환이 계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외환당국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미 통화스와프’도 만병통치약이 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이번 원/달러 환율 급등은 단기적인 달러 공급 부족에 따른 게 아니다”면서 “물론 시장에서 안정감을 제공하기 때문에 속도 조절의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기조적 상승을 바로 꺾을 수 있는 재료로 활용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강달러 현상이 4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완화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유승민 팀장은 “올해 말까지는 상승 압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결국 내년 상반기가 관건”이라면서 “글로벌 경기 전망은 내년에도 밝지 않지만 미국의 통화정책 등 정책적인 요인에서 변화가 있을 때 (환율의) 오름세가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영택 연구원도 “결국 가장 큰 줄기는 미국의 통화정책 강도이고, 4분기가 지나면 금리인상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면서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아래, 내년 상반기에는 13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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