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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찰 후 원자잿값 40%올라...대출도 못받아 사업 위기” 무너지는 중소기업[기준금리 3% 시대]
10일 서울 명동의 거리 모습.[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김광우 기자] #최근 중소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3고(高) 위기에 따른 자금 경색으로 사업체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자금이 필요하지만, 대출 이자를 부담할 자신은 없기 때문이다. A씨는 “입찰 시점 대비 원자재 가격이 40~50%가량 상승해 더 이상 입찰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지경”이라며 “현금 보유가 탄탄하면 버틸 수 있겠지만, 추가 대출도 부담되는 상황에 상환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물가와 금리, 환율이 동시에 오르는 3고(高)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을 버텨온 중소기업들은 또다른 고충을 겪고 있다. 특히 달러 거래가 많은 중소기업은 물가상승에 환 리스크까지 어려움이 더하다. 중소 스포츠 의류업체 대표 B씨는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만큼, 현금 보유 비중을 조금씩 확대하며 회복되기까지 대비 중”이라며 “급격한 달러 상승이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생산 위축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응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금확보 위해 대기업 투자 축소...스타트업 신규 투자 끊겨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연합]

경기 악화의 위기는 스타트업으로도 전이되고 있다.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투자를 줄이자, 스타트업을 지탱하던 투자 기반 또한 약해진 탓이다. 이에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까지는 신규 투자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AI 스타트업 대표 C씨는 “하반기 투자는 물론, 내년까지 투자가 대폭 긴축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기술 개발보다는 기업 수주 작업을 받아 매출을 창출하고, 추가 채용을 하지 않는 등의 방법을 통해 건전성 지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IT 스타트업 대표 D씨는 “투자금이 말라 사업을 포기한 스타트업들의 사례도 계속 나오고 있다”며 “스타트업 투자 또한 빠른 시일 내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스타트업들을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 상환 부담 등 은행 대출도 쉽지 않아 자금 마련 방도가 마땅치 않다”고 덧붙였다.

은행 대출 관리 시작...대출 거절 당하는 기업도
서울 한 은행의 대출 광고.[연합]

중소 식품수입업체 대표 E씨는 최근 물품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거래 시중은행에 대출을 신청했지만 신용도 및 담보 부족을 이유로 거절당했다. E씨는 “여태껏 은행 거래액과 비교했을 때 그다지 큰 금액이 아니었기에 거절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물가나 달러 상황이 지속되면 대출을 더 받아 사업체를 운영해야 하는데 은행권의 기조가 유지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은행들에서는 기업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기업대출을 단속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기업대출 담당 직원은 “영업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시중은행 전반에서 기업대출 모니터링 강화와 대출 회수 압박 움직임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에서 은행들에 건전성 유지 압박을 지속하는 등 내외부적 요인에 따라 대출 경색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기업대출 상승에 따른 부실 우려는 커가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경영여건이 악화될 경우 기업 전반의 이자상환능력이 약화되며 한계기업 비중이 지난해 14.9%에서 올해 18.6%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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