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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내년에도 유류세 약 30% 인하 전제로 세수 전망
"국제유가 추이 따라 결정"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는 내년에도 국제유가 고공행진이 이어질 경우 유류세(교통·에너지·환경세)를 약 30% 인하한다는 전제하에 국세수입을 전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23년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올해와 유사한 수준의 탄력세율 적용을 전제로 추계했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역대 최대 폭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데, 내년에도 마찬가지로 인하 조치가 이어진다는 전제하에 세수를 추계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정부의 국세수입 예산안을 보면 내년 교통·에너지·환경세수는 11조1471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1년 내내 세율 인하 조치가 시행된 올해(11조2306억원)보다도 0.7% 감소한 금액이며, 유류세 인하 이전 정상적으로 세수가 걷혔던 2021년(16조5984억원) 실적치와 비교하면 32.8% 적은 수준이다. 결국 정부는 내년에도 유류세가 정상 수준 대비 약 30% 인하될 것을 상정하고 세수를 전망했다는 것이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휘발유·경유 등 유류에 붙는 종량세(휘발유 리터당 475원·경유 리터당 340원)로, 정부 시행령에 따라 ±30%(2024년까지는 ±50%) 범위에서 탄력세율 적용이 가능하다.

정부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에 대응해 탄력세율 적용을 통한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단행했으며, 인하 폭은 20%(2021년 11월∼2022년 4월)·30%(5∼6월)를 거쳐 지난 7월부터는 역대 최대 폭인 37%(7∼12월)까지 올라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 조치를 반영하지 않고 내년 세수를 전망하면 세수가 지나치게 과다 추계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당장 내년부터 유류세 인하를 급격하게 정상화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2018∼2019년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단행했을 때도 인하 폭을 기존 15%에서 7%로 낮추는 등 단계적으로 정상화를 진행한 바 있다.

정정훈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국세수입 예산안 브리핑에서 "교통세는 단계적으로 (인하 폭을) 줄여나가되 내년 1년 내내 탄력세율을 적용한다는 전제로 추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내년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실제로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정부는 "2023년 교통·에너지·환경세 탄력세율 적용 여부는 추후 경제 전망, 국제유가 추이 등을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국세 세입 예산안을 편성할 때 국제유가를 별도로 전망하지 않는다"며 "전문기관의 휘발유·경유 수요 전망을 기초로 세입 예산을 전망했다"고 밝혔다.

주요 기관은 내년 국제유가가 올해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경우 올해 연간 국제유가를 배럴당 105달러, 내년은 배럴당 95달러로 각각 예상했으며, 옥스퍼드경제연구소(OEF)는 올해 배럴당 106달러, 내년 배럴당 97달러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이외 주요 투자은행(IB)의 올해 연간 국제유가 전망 평균치는 배럴당 105달러, 내년은 배럴당 100달러로 집계됐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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