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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보, 5년전 받은 대출 이자가 내년엔 두 배 뛴대"…변동금리 전환 앞두고 막막해진 차주들
2018년, 혼합형 택한 차주 12만명
상당수 내년 변동금리 전환 앞둬
금리 빨리 올라…갈아타기도 애매
추이 지켜보고 선택해야, 빠른 대환 전략 필요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상담창구.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 A씨는 2018년 초 큰 마음을 먹고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구매했다. 당시 대출을 받으면서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전환) 주택담보대출을 2%대로 받았다. 기준금리 2.5%(9월 기준)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내년이 되면 상황이 확 바뀐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금리가 최소 두 배 가량은 뛸 것으로 예상돼 A씨는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한다.

A씨처럼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빚 공포’를 느끼는 차주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금리 또한 인상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게 시장의 관측이다. 지난 5년간 낮은 고정금리를 적용받다 내년 변동금리로 바뀔 경우 이들이 느끼는 금리 체감 폭은 더욱 클 전망이다.

8일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에 따르면 2018년 중 주택담보대출 중 혼합형 금리(5년 후 고정 변환)를 선택한 계좌수는 12만9318건에 이른다. 최근 1년을 제외하고 금리 인상이 급격하게 이뤄지지 않았던만큼 대부분의 차주들이 해당 대출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내년 중 변동금리 전환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현 시점에서 대출을 갈아타기도 쉽지 않다는데 있다.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던 데다 이미 주담대 금리 자체 상단이 한참 올라갔기 때문이다. 4대 은행의 주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지난 7일 기준 금리 상단이 6%대, 하단이 4%대에 형성돼있다. 혼합형 또한 4.6~6.35%로 상단이 이미 6%대를 한참 넘겼다.

여기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최근 잭슨홀 미팅에서 강한 긴축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의 움직임으로 국내 또한 금리 인상을 마무리짓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금리 인상 사이클이 멈추는 시기가 내년 상반기로 미뤄지고 있다는게 시장의 관측”이라며 “5년 전 낮은 금리로 혼합형 주담대를 써왔던 차주들 입장에서는 내년 변동금리 적용 폭이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를 대비해 고정금리로 대환하는것이 무조건 유리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유영동 하나은행투자전략유닛 차장은 “지난 100년간 역사적으로 보면 한 해 물가가 급격히 뛰면 그 다음해 역기저효과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반토막이 났다”며 “올 2분기에 9%대를 찍었던 미국 CPI가 내년에 4%대로 진입한다면 내년에 금리가 안정될 수 있어 변동금리로 가면서 일단 추이를 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금리 추이를 지켜보더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빚을 당장 줄이는게 가장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대출이자가 한 푼이라도 아쉬운 차주들은 당장 부담해야하는 원리금을 줄여야하지 않겠냐”며 “그 전까지 최대한 빚을 줄이고, 필요시 적절한 방법으로 대환 전략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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