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돈 있지만 투자처는 없어”…요구불예금 회전율 역대 최저
2분기 월평균 14.4회
코로나19때 유동성 급증 영향
경제 불확실성 커져 투자심리 약화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코로나19 시기 역대급으로 풀렸던 시중 자금이 은행에서 잠자고 있다.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데다, 주식 등 투자처도 마땅치 않아 은행에 묵혀두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금리 인상에 대외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이같은 상황은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6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월평균 14.4회로 나타났다. 분기 기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예금 회전율은 금융기관의 예금이 일정한 기간에 평균 몇 번 회전했는가를 뜻한다. 기업과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예금의 평균잔액 대비 인출한 금액으로 계산된다.

특히 요구불예금은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돈이다. 즉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기업과 가계가 수익 창출 또는 대출 등 자산 증식을 통해 모은 돈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통상적으로 경제 성장과 돈이 도는 속도는 비례하는데, 이 수치가 최저라는 것은 경제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으며 경색 국면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방증키도 한다.

추석 연휴를 앞둔 5일 서울 강남구 한국은행 발권국에서 현금운송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될 추석자금 방출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코로나19 시기 역대급으로 풀린 유동성이 요구불예금 회전율을 끌어내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완화되면서 요구불예금이 급증했는데, 이같은 상황이 회전율에 반영되면서 이 수치가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유동성이 크게 늘면서 요구불예금이 역대급으로 증가한 게 요구불예금 회전율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 등을 받아둬 돈은 쌓였는데 투자할 곳은 마땅치 않으니 은행에서 돈이 나가지 않는 상황이고, 또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돈을 비축해두는 예비적 동기가 작용한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동성은 최대치로 풀렸는데 시장 상황이 안좋아지면서 주식, 부동산 등 모든 투자자산에 돈을 투자하기에는 불확실성이 올라간 셈이다. 여기에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일단 은행에 돈을 보관해두자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저축성 예금을 포함한 전체 예금의 회전율도 월 3.8회로 조사됐다. 지난해부터 올 1분기까지는 월 4회까지 올라간 경우도 있었으나 정기예금 등이 늘면서 이 역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시중자금은 은행으로 계속 흘러들어오는 중이다. 5대 시중은행(KB·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8월 말 총수신 잔액은 1834조8260억원으로 전월 대비 5340억원 증가했다.

nature68@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