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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피털사 건전성,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각”
캐피털사 채권 발행 환경 악화
한전 채권 발행도 여전채 시장에 악재
포트폴리오상 유동성 대응력 떨어져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캐피털사들의 유동성 대응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반적인 채권 발행 환경이 악화된데다 자산포트폴리오 변화로 인해 취급자산이 줄어들면서 유동성 대응이 쉽지 않아졋다. 게다가 자산유동화를 통한 대체자금 조달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불확실성이 크고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한국신용평가의 최근 보고서 ‘금리상승 기조 속 캐피털사의 유동성 리스크 분석’에 따르면 장기간의 저금리 상황 이후 2021년 4분기부터 급격하게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올해 8월말 기준금리는 2.5%로 2021년 7월 말 0.5% 대비 2%포인트 높아졌다.

은행과 같은 여수신 금융기관은 수신금리 인상을 통해 예금을 늘리는 등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지만, 수신기능이 없는 캐피털사는 영업에 필요한 자금조달 대부분을 차입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유동성 경색 시 자금 재조달 위험(Refinancing risk) 수준이 높은 편이다.

[한국신용평가 자료]

당장 캐피털사들의 채권 발행환경이 악화했다.

주로 주가연계증권(ELS) 기초자산 헷지를 위해 여전채를 소화해주던 증권사는 2020년 7월 발표된 ‘파생결합증권시장 건전화 방안’에 따라 당시 20% 수준이던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내 여전채(카드채, 캐피털채) 편입비중을 2021년까지 17% 이하, 22년까지 14% 이하, 2023년부터는 10% 이하로 줄여야 한다.

오유나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증권사의 여전채 수요는 전체의 약 3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여전채 핵심 수요처인 증권사의 수요 감소분이 채권 가격에 빠르게 선반영되고 있고 캐피털채의 수요 약세도 가시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전력공사의 채권 발행규모 확대 역시 캐피털채 수요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이은 적자로 한전이 채권 발행규모를 늘리면서 2020년 3조5000억원이던 발행 규모는 올해 8월말 현재 19조원으로 급증했다. 신용도가 우수한 한국전력공사 채권이 일부 캐피털채보다 높은 금리에 발행되고 있어 캐피털채 수요에 하방압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산포트폴리오의 변화로 인한 유동성 대응이나 자산유동화를 통한 대체자금 조달 상황도 녹록치 않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전체 영업자산의 약 50%를 차지한 자동차금융자산의 비교적 짧은 만기(평균 만기 36개월)와 원리금 균등상환조건을 통해 할부상환액과 신규 취급을 조절해 단기간에 일정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는 자동차금융자산의 비중 축소와 기업 및 투자금융자산의 증가로 만기 일시상환 비중이 높아져 영업자산 규모를 단기간 내에 유연하게 축소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각 사별 업무보고서 자료. 한국신용평가 재가공]

특히 자산유동화증권(ABS)의 기초자산으로 주로 활용되는 자동차금융이 전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대비 약 12%포인트 줄어들고 자동차금융자산 내에서도 비교적 신용위험이 높은 중고차 및 상용차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대체자금조달원으로서 ABS의 활용도는 과거 대비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 수석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캐피털사는 신규 영업자산의 대출취급 기준을 강화하고 기 보유 자산에서 회수된 현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는 영업자산 축소 전략을 통해 유동성 위기에 대응했다”며 “현재의 유동성 리스크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같이 단기간 내 회복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장기화 우려가 내재돼 있다”고 분석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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