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보험회사가 정부의 공공의료데이터를 활용하고 이에 따른 수익을 국민건강보험기금과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31일 발표한 '보험업의 데이터 결합·활용 사례 및 시사점: 의료데이터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한국은 공공의료데이터의 데이터 가용성(인프라)과 거버넌스(제도적 기반)가 갖춰졌지만, 사회적 공감대가 부족해 실질적 활용에 제약이 생겼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현재 공공의료데이터는 보험사와 공유되지 않고 있다. 국민건강공단 자료제공심의위원회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의 데이터 요청 건을 모두 거부했다.

보고서는 "법적으로는 이차적 활용이 가능함에도 공공데이터가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데에는 주요 이해관계자 간의 신뢰와 협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보험시장에서도 신뢰와 협력의 부재가 재현되면서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재식별을 통해 개인이 특정되어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회적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국가의료서비스(NHS)가 전 국민 의료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사회적 합의에 실패해 대규모의 의료데이터를 결합·개방 프로젝트가 중단된 영국 사례를 소개했다.

보고서는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신뢰도 제고 방안과 정보 주체에 대한 이익 배분 방안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공공의료데이터의 이차적 활용을 위한 데이터 인프라와 제도가 세계적인 수준이므로 보험회사가 데이터 활용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데도 선도국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