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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분간 5~6%대 고물가 지속…연간 물가 24년만에 5%대 불가피
[장기화하는 고물가]
통계청, ‘2022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석유류 등 전월비 떨어졌지만…여전히 높아
방기선 “추석 전 배추 등 4000톤 공급 확대”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급등하던 물가 상승세가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전년동월비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5% 후반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고물가의 정점이 9~10월로 예상돼 당분간 5~6%대 물가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 평균 물가상승률도 5%대에 달해 24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며, 밥상물가를 중심으로 서민고통이 계속될 수 있다.

게다가 대외여건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 8월 물가상승세가 꺾인 이유는 전월대비 석유류 가격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와 확전 여부 등 변수가 많다. 경우에 따라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경우 물가 급등세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이에 물가 상승압력이 여전하다고 보고 최대 고비인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특히 채소류 등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품목에 대해선 공급을 확대한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석유류 물가는 전월대비 10% 하락했다. 1998년 3월 -15.1% 이후 최대 낙폭이다. 휘발유 가격이 12.4%, 경유가 10.0% 하락했다. 축산물 가격도 선방했다. 돼지고기는 전월비 -3.3%, 수입쇠고기는 -1.9%를 나타냈다. 할당관세를 확대해 수입 축산물 가격을 낮추는 등의 정부 정책이 일부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전년동월대비로 보면 상승폭이 둔화한 수준에 그친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8.5%로 여전히 높다. 경유는 30.4%다. 수입쇠고기(19.9%)와 돼지고기(3.8%)도 마찬가지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이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제7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방 차관은 이 자리에서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물가·민생의 조속한 안정화를 위해 모든 정책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제공]

공급 주도로 감소세가 시작됐다는 점도 장·단점을 동시에 내포한다. 석유류와 농축수산물은 원자재, 즉 대표적 공급 측면 물가 요인이다. 때문에 올해 시작된 인플레이션은 공급 주도 인플레로 분류됐다. 물가 상승세가 공급 주도로 꺾였다는 것은 문제의 근원이 일부 해결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공급 요인은 대외여건에 따라 언제든 변화할 수 있고, 정부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 방역조치, 주요국 긴축 전환에 따른 금융여건 악화 등으로 세계경제 둔화 우려가 있어 국제유가 급등세가 누그러지는 모습”이라면서도 “OPEC+의 감산 가능성,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양상 등에 따라 국제유가 및 곡물가격 상승세 둔화가 반전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국제유가가 다소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이고 지난해 4분기 물가가 높았던 기저효과도 작용할 수 있어서 실질적으로 (8월이) 정점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가능하다”면서도 “불안요인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당초 물가 정점을 9~10월로 봤다.

게다가 물가 정점이 지나가더라도 전년동월비 물가증감률은 당분간 비교적 높은 수준을 기록할 수 있다. 연간 물가로 보면 5%대를 피하기 어렵다. 1~8월까지 물가상승률 평균은 이미 4.95%다. 연간 물가가 5%를 넘으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24년만의 최고치가 된다.

정부는 이에 최대 고비인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기로 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2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며 “배추·무, 양파·마늘, 감자 등 전년대비 가격이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 비축물량을 활용해 추석 직전까지 약 4000톤 규모의 공급을 추가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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