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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값된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식품업계, 분질미 제품화 나선다
추락하는 쌀 소비·치솟는 밀가루 가격
식품업계, 두 마리 토끼 잡아라
‘분질미’로 글로벌 글루텐 프리 시장도 공략
지난 25일 강원 양구군 양구읍 학조리의 논에서 서흥원 군수가 농민 박봉화 씨와 함께 지역 첫 추수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수입 밀가루 가격은 뛰고 쌀값은 폭락하는 가운데 식품업계가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쌀가루 ‘분질미(밀가루와 유사한 쌀가루)’ 연구에 소매를 걷었다.

국내 쌀 소비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해외 글루텐 프리(gluten-free)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SPC, 사조동아원, 하림 등은 지난 8월 초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분질미 1톤(t)을 제공받고 대체 밀가루, 제품화 연구에 나섰다. 구체적으로는 밀 제분 설비를 활용해 분질미 보급을 확대하고 분질미를 활용해 라면에서부터 빵, 만두피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분질미는 물에 불리는 과정 없이 쌀을 바로 빻아 가루로 만들 수 있는 품종으로 성긴 전분 구조 갖고 있어 밀가루와 유사한 속성을 지닌다. 그에 비해 멥쌀은 물에 불린 후 빻는 ‘습식제분’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가루 생산 비용이 밀보다 2배 이상 높아 제품화와 대량 생산이 쉽지 않았다.

이에 농식품부는 개량 품종 ‘바로미2’로 분질미 개발에 성공했다. 농식품부는 2027년까지 가공전용 분질 쌀가루 20만t을 공급해 연간 밀가루 사용량 200만t의 10%를 대체하려는 계획이다.

국내 밀가루 자급률이 1%도 되지 않는 만큼 당국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 기업은 원가 절감 차원에서 분질미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분질미는 이제까지 한 번도 제품에 사용된 적이 없어 제품화 연구 초기 단계에 있다”며 “밀가루 자급률이 낮은 가운데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연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SPC 관계자는 “지난 7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안한 ‘쌀가루 산업 발전협의체’에 참여해 제품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SPC는 이미 오래전부터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으며 관계 당국과 긴밀하게 협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분질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글루텐 프리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어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루텐은 밀이나 보리, 귀리 등의 곡물에 함유된 불용성 단백질로 반죽을 부풀게 하고 식감을 쫄깃하게 해준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글루텐 알러지가 있는 인구가 많고 글루텐이 위장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글루텐프리 식품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쌀은 대표적으로 글루텐을 함유하지 않은 곡물로 서양에서 쌀가공식품의 인기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글루텐 프리 식품 시장 규모도 매년 커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글루텐 프리 시장 규모는 78억5890만 달러(약 9조9384억원)로 전년 대비 3.7% 성장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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