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용 전기차 이이오닉 5. [현ㄷ차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판매량에서 사상 처음으로 ‘빅3’에 이름을 올렸다. 친환경차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의 영향에서 벗어난 결과다.

15일 각 완성차그룹의 IR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올해 1∼6월 글로벌 판매량은 329만9000대로 집계됐다. 일본 도요타그룹(513만8000대)과 독일 폭스바겐그룹(400만6000대)에 이어 3위다.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미쓰비시가 결합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314만대),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엥그룹이 합병한 스텔란티스그룹(301만9천대), 미국 GM(284만9000대)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666만7000대의 연간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이번 집계로 순위가 2계단 상승했다. 3위라는 기록은 미국 포드를 제치고 글로벌 5위를 차지한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인한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생산 차질에 대한 반사이익이 컸다. 현대차・기아의 판매 감소폭이 다른 완성차그룹의 감소폭보다 적었다는 의미다.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판매량 증가와 친환경차 전략도 주효했다. 실제 제네시스는 상반기 미국에서 2만5668대가 팔려 반기 기준 최다 판매기록을 새로 썼다.

또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1∼5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2만7000여대를 판매해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와 EV6는 1만대씩 판매했다. 하반기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 6가 출시되면 친환경차 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난, 전동화 전환 등 전례 없는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전략이 빛을 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아 전용 전기차 ‘EV6’ 생산라인. [기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