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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 닫힌 지갑이 더 닫힌다...고금리에 부채 경고등까지
점점 짙어지는 S공포의 그림자
소비 4개월 연속 마이너스 기록
7월 물가 6% 상승...급속 위축
가계대출 잔액 감소 ‘허리띠 조여’
美中도 침체...수출 타격 불가피
더위에다가 이른 추석까지 겹치고,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예고되면서 고물가가 정점을 치닫고 있다. 이에 서민들은 고공행진 중인 물가 때문에 시름이 깊어져 가고 있다. 최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두부류를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물가가 24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데다 금리도 큰폭 올라 장바구니를 채울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경기 불확실성은 갈수록 점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잡았다.

한국의 주 엔진인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경제 불황 속 물가 상승(스태그플레이션)과 유사한 고물가·저성장을 동시에 겪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S공포’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는 셈이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0.9% 줄었다. 이 소비 지표는 3월(-0.7%), 4월(-0.3%), 5월(-0.2%)에 이어 6월에도 감소했다. 소비가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1997년 10월∼1998년 1월 이후 24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치상으로는 4개월 연속이지만, 사실상 소비 침체는 올해 내내 이어졌다. 2월에는 보합, 1월에는 2.0% 감소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소비 부진은 7월에도 지속됐을 가능성이 높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훨씬 넘어서며 2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금리인상으로 가계의 소비여력이 급속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전보다 6.3% 급등했다. 소비가 감소하면 우리는 성장동력 대부분을 잃게 된다. 올해 2분기 우리경제는 전분기 대비 0.7% 성장했는데, 민간 소비가 3% 증가한 영향이 컸다.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줄어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7월 말 가계대출 총 잔액은 697조4366억5180만원이다. 6월 말(699조6521억1310만원)보다 약 2조2155만원 줄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은행 가계대출은 11조6163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 총 잔액이 감소했다는 건 각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빚 갚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계속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큰폭 인상하면서 시중금리도 무섭게 올랐다. 국민은행 가계 신용대출 고정금리는 2020년 3.27%였지만 올해 5월 기준 4.72%이며, 우리은행 역시 2.60%에서 4.52%로 올렸다. 소비를 줄여 빚을 상환해 이자라도 줄이겠다는 가계들이 갈수록 늘 수 밖에 없다. 미 연준이 9월까지 3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고, 이에 발맞춰 한은이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본다. 실제 6월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대비 보합을 보인 가운데 최근 소비자심가 약화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떨어지면서 수출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IMF는 미국 성장률은 4월 3.7%에서 7월 2.3%로, 같은 기간 중국은 4.4%에서 3.3%로 각각 내려잡았다.

중국(23.2%)과 미국(15.7%)에 대한 한국의 수출 비중은 절반 가까이 된다. 이들 국가의 경기가 둔화를 넘어 침체에 빠진다면, 우리 경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세계 경제가 가라앉으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물가 상승세가 워낙 거세 금리 인상이 세계적으로 불가피하고 이는 실물 경기를 추가로 하락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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