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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빅2’ 호실적에도...증권가 냉랭 왜?<삼성전자·SK하이닉스>
증권가 “하반기 험난하다”
경기침체로 수요 둔화
기술혁신 의미도 퇴색
목표주가 하향 잇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2분기 호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두 기업 모두 쉽지 않은 하반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답보 상태가 계속되는 주가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 국면이 빠르게 해소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7조2036억원, 영업이익 14조971억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이슈 등 매우 어려운 경영 여건이 지속된 가운데서도 2분기 기준 최대 및 역대로는 두번째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2분기 영업이익이 4조1926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보다 55.6% 늘었고, 매출은 13조8110억원으로 같은 기간 3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하지만 증권가의 반응은 냉랭하다. SK하이닉스는 증권사들의 목표가 하향이 잇따르고 있다. 실적 발표를 전후로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하향한 곳은 NH투자증권·신영증권·유진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13만원), 메리츠증권(13만4000원), 현대차증권(12만3000원) 등이다.

전문가들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거시 환경 악화와 수요 둔화 우려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진단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IT 세트(완성품)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D램 수급 다운사이클이 3분기부터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스마트폰과 TV 등의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늘고, 주요 세트 제조사들은 재고 축소를 위해 메모리를 비롯한 부품 구매를 줄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D램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출하량을 줄이고 재고를 확보해 왔는데, 재고 부담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목표가 하향이 잇따랐다. 지난달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3000원에서 9만원으로, JP모건은 10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노무라증권은 9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각각 낮춰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D램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해 내년 1분기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과 PC 수요, 서버 수요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삼성전자가 세계 첫 3나노 파운드리 반도체 출하식을 개최하는 등 기술적 혁신을 이뤘지만 전세계적으로 파운드리 매출 성장이 둔화되는 등 악재가 여전하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전세계 최초 3나노 GAA 제품 출하에도 불구하고 파운드리 매출 성장은 둔화될 전망”이라며 “고객사 및 생산 물량은 미미한 수준이고 3나노 이외 공정 역시 전방 수요 약세와 일부 고객사 이탈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7만7000원을 유지했다.

다만 미국의 반도체 지원 법안 통과 등 중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 주가가 저점을 높여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메모리 재고가 내년 상반기 고점이 예상돼 장기 투자자 관점에선 반도체 업체의 6개월 주가 선행성을 고려한 투자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 하반기 분기 평균 10% 수준의 D램, 낸드 가격 하락 전망에 따른 실적둔화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연말로 갈수록 저점이 계속 높아질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우영·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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