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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반기도 이자장사 눈치…충당금·비금융 실적 가른다
증시부진에 이자마진↑
이자장사 압박에 충당금 확대
금샌분리 완화로 비금융 확대도 기대

[헤럴드경제=서정은·박자연 기자] 금융지주들이 올 상반기에만 9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벌어들였다. 호실적이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마진 증가에 기인한만큼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손 안대고 코 푼 격’이다. 올 하반기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는만큼 이들을 향한 이자장사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8조96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대비 10.8% 늘어난 수치일 뿐 아니라, 역대 최대 실적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나란히 2조7000억원을 넘긴데 이어 우리금융 또한 1조7000억원대 순이익을 내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하나금융의 경우 환율상승으로 인한 ‘환차손’과 특별퇴직 비용 등이 반영돼 전년 동기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지주들이 호실적을 낸건 금리 인상에 증시 부진으로 저원가성 상품에 자금이 몰리면서 이자마진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가 벌어들인 이자이익만 19조원에 육박했다. 이 여파로 은행 의존도 또한 더욱 커졌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금융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이 올 상반기 각각 62%, 61%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약 5%포인트 가량 일제히 오른 셈이다.

은행과 달리 타 계열사, 특히 증권사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증시부진으로 대거 평가손실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환경 속에서 주식거래 증가, 소비회복 등으로 증권사와 카드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지만, 올 상반기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1년 전에 비해 50% 안팎의 순이익 하락을 면치 못했다.

하반기도 문제다. 이미 취약차주의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와 당국은 은행에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한 충당금을 넉넉히 쌓고 있다. 금리가 급격하게 오를 경우 부실 위험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충당금 전입액은 4222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충당금의 80%를 올해 쌓았다.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도 2000억~3000억원대 충당금을 추가로 쌓았다.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5대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배부열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언제까지나 ‘호실적’이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도 고민이다. 금리 인상기로 당분간 이자 이익은 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자 이익 외 다른 수익원을 창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최근 금산분리 완화를 공식화한 만큼 금융사들도 이같은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지주들은 비금융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비이자수익을 확보하는 데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이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제공 중인 알뜰폰 서비스, 신한은행이 금융권에서 첫 출시한 배달 플랫폼 서비스가 일례다.

하나금융도 이달 22일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SKT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지분 4000억원을 교환했다. 다만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의 경우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우선순위로 뒀다. 우리금융 이성욱 전무(CFO)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비은행 M&A에 더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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