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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빙하기 오는데...연준 ‘방향키’ 어디로
경기희생 통화정책 지속 관심
소비위축 우려 원자재값 급락
안전자산 선호 달러만 초강세
장단기금리 역전 경기 빨간불

중앙은행의 긴축이 유효 수요를 둔화시키며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경기를 희생시키는 통화정책이 계속될 지 여부를 두고 시장 관심이 다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로 쏠리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채권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2년물 국채 금리(2.83%)가 치 10년물(2.82%)을 넘어섰다. 2년물과 10년물의 국채수익률 역전은 지난 6월 13일 이후 약 3주 만으로, 올해 들어서만 세번째다. 통상 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된다.

더 주목되는 지표는 ‘강달러’와 원자재 가격 급락이다.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이날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지수는 106선을 돌파하면서 200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넘어섰다.

달러로 표시되는 국제 원자재 가격은 일제히 하락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8.2%(8.93달러) 하락한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월 11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국제 금값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일보다 온스당 2.1%(37.60달러) 떨어진 1763.90달러에 마감하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고, 글로벌 경기의 선행 지표로 분류되는 구리 가격 역시 17개월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연준은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는 등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극약 처방’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경기 침체 우려 등이 커지면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실정이다.

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은 에너지 위기 가능성을 물가만큼 두려워하는 실정”이라며 “에너지 위기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커진 7월에는 ECB가 신중하게 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유로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강달러 압력을 더욱 심화시키고 원/달러 환율을 1310원대로 올려 놓고 있다”면서 “연준의 자세가 다른 중앙은행에 비해 매우 매파적이고, 유로존 에너지 문제와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이 가져올 경기 침체 위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가 가속화할 경우 역설적으로 연준 스탠스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준발 긴축 완화 시그널이 본격적으로 나올 경우 증시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가 안정되면 연준 스탠스가 뒤따라 변할 수 있고, 우리나라 무역수지도 변하게 되는 게 포인트”라면서 “무역수지가 개선되면 외국인이 증시에 돌아오는 요인이 될 수 있는데 반도체 등 수출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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