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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인상에 너무 빨리 식은 美주택시장…경기침체 뇌관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주택에 '매도' 표지가 걸려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주택시장이 빠르게 식어버리면서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되는 수준을 넘어 자칫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국제금융협회(IIF)는 “세계적인 불황을 놓고 그동안 유럽, 중국을 주목해왔지만 최근 가장 놀라운 곳은 미국”이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급격한 상승이 주택시장을 깊은 불황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경제권(유로존)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코로나19로 중국이 성장에 차질을 빚는 가운데 미국마저 주택시장 침체를 겪으면서 세계 경기 전망이 한층 어두워졌단 것이다.

미국은 연초 이후 긴축을 강화하면서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덩달아 치솟았다. 프래디맥에 따르면 1년 전 3%가 채 되지 않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초 3.22%에서 지난달 말 5.81%로 올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수준이다.

당초 주택대출금리 인상은 코로나19 기간 재택근무 확산과 싼 조달비용 탓에 단기 급등했던 주택시장을 진정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나아가 궁극적으로 미국 경제의 골칫거리가 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너무 빨리 오르면서 주택 구매자들에게 당장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은 지난 4월 미국 중위가구가 소득의 41.2%를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써야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1년 4월 30.8%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사이트 리얼토닷컴은 지난달 주택 구매자들이 짊어져야할 금리 부담이 1년 전에 비해 800달러가량 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보통 집을 살 때 전체 금액의 20% 가량을 계약금으로 냈지만 지난해엔 12% 정도로 이 비율이 낮아졌다. 30세 미만은 평균 계약금이 6%에 불과했다. 그만큼 대출을 많이 끼고 집을 샀단 의미로, 금리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는 자칫 신용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뇌관이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면 주택시장이 꺾여야 한다. 하지만 주택시장은 무너지면 안된다. 그것은 경기 침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주요 선진국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주택시장이 둔화되고 있다며 향후 몇년 간 캐나다와 프랑스, 미국의 주택가격이 12%, 9%, 3%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주택시장의 이러한 동향은 다음 분기 선진국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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