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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 외부 인력 영입 등 IB·기업금융 강화…'레몬마켓' 건전성 우려도
기업대출, 최근 3년새 1.9배 늘어
외부 수혈, 부서 확대로 신규 수익 창출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수익성 확대에 애를 먹고 있는 저축은행업계가 기업금융과 IB(투자은행) 확대로 활로를 찾고 있다.

30일 저축은행중앙회의 ‘저축은행 대출금 운용 현황’에 따르면 2019년 2분기 34조 5955억원에 그쳤던 기업대출자금은 올해 1분기 기준 66조 2323억으로 늘었다. 3년새 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반면,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24조 6783억원에서 38조 2779억원으로 5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업금융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데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취약업종의 대출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풍선효과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21%로 제약을 받으면서 수익성 유지를 위해 기업대출을 늘려왔다"며 “올해는 가계대출 증가율 제한이 14.8% 이하로 더 낮아져 가계대출 이외의 부문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한 업계의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는 이에 따라 기업금융과 IB를 위한 외부 인력 영입과 관련 부서 확대에 나서는 등 조직 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최근 전 유안타증권 팀장을 IB금융 2팀장(업무집행책임자) 임원으로 선임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IB사업부를 신설해 기업금융을 강화하고 내부에서 우수인재를 발굴하고 외부에서도 영입해 담당 부서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7개 본부를 8개로 확대했다. 특히 기업금융 부문에 부동산금융본부를 신설했다. 기존 채널사업부 내 기업금융지원팀은 기업부문 대표이사의 직속팀으로 배치해 부문 간 원활한 소통을 유도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2019년 메리츠종금증권에서 영입한 백득균 기업금융본부장을 지난 5월 재신임하며 내부적으로 기업금융 부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기업대출 잔액이 연간 기준으로 처음 개인대출 잔액을 넘어섰다.

다올저축은행(구 유진저축은행) 역시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금융 3본부를 신설했다. 기업금융1본부 산하에 기업금융기획팀도 신규 배치했다. 모회사인 다올투자증권(전 KTB투자증권) 출신 황준호 대표와 김정수 부사장이 저축은행업계에선 생소한 투자금융 부문을 이끌고 있다.

다만 저축은행업계의 이 같은 기업금융이나 투자은행 업무 확대가 급속도로 이뤄지는 데 따른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2금융권의 기업금융이 일종의 ‘레몬마켓(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질 좋은 제품이 공급되지 않고 불량품만 공급되는 시장)’이 되면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을 상대로 담보가 없는 대출이 이뤄지면 건전성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며 “대출이 부실화하면 저축은행으로선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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