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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기 뭉칫돈 또, 빠져 나갈라"…저축은행, 금리 올려도 예·적금 주춤 '빨간불', 왜?
전년에 비해 수신액 증가세 둔화
디폴트옵션에 저축은행 상품 배제
예대율 유지에도 악영향 예상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단기성 뭉칫돈이 시중은행으로 몰리고 있지만,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예·적금 등 수신액이 둔화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인터넷뱅킹 등이 경쟁적으로 수신금리 인상에 나섬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축은행 상품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업계는 이같은 수신 둔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지난 4월 말 기준 수신액 증가율은 1.79%로 전달(2.08%)에도 못미쳤다. 특히 지난해 8월 5%를 넘어서며 크게 늘어났던 저축은행의 수신액은 올 들어서는 1~2%대에 머물며 증가세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예대마진 폭리’ 비판까지 받고 있는 시중은행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고, 인터넷뱅킹마저 수신 유치를 위해 금리를 잇따라 올리면서 저축은행 상품과의 금리차가 적어졌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요즘 인뱅의 금리가 좋고 복리도 있고 해서 경쟁자들이 많아졌다. 최근에는 증권시장 침체로 자산가들이 부동산 규제가 풀리는 시점에 대비해 현금을 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며 “혹시 빠져나갈 수 있는 자금도 있어서 방어적 차원에서 회사에서도 금리 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대형사들 중심으로 방어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저축은행업계가 수신 둔화를 우려하는 데는 확정기여형(DC형),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퇴직연금에 오는 12일부터 디폴트옵션(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가 특별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기본옵션으로 사전에 등록돼 있는 자산배분형 적립금 운용방법으로 자동 운용하는 제도)이 시행되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DC형이나 개인형 IRP는 개인이 퇴직연금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직접 구성해 운용까지 할 수 있어 현재 일부 저축은행 퇴직연금 상품도 편입돼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중앙회 주도로 퇴직연금 상품에 저축은행 상품을 기본옵션에 포함되도록 추진했으나 결국 저축은행업권이 빠졌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대형사 몇 개사를 제외하고는 수신에 악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예대율(여신금액/수신금액 비율) 기준을 맞춰야 하는 저축은행들으로서는 수신액 둔화에 따른 위기감이 클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예대율을 100% 이내에서 유지해야 한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의 1분기 기준 예대율을 보면, SBI저축은행이 96.82%, OK저축은행이 97.11%, 페퍼저축은행이 93.09% 등이다. 고신용자 중심의 중금리 대출 수요가 많아 당장 예대율 유지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는 하지만, 수신액 둔화 현상을 그대로 방치하다가는 사업 전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도 있어 고심이 크다.

저축은행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대출 수요가 많아서 예대율 유지는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결국 속도의 문제라고 보고 수신이 이전만큼 들어오지 않는데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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