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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담대 7%대…우울한 ‘이자푸어’ 시대
시중은행 고정형 금리 폭등
채권금리 10년만에 최고수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에 직격탄
연말께 기준금리 3.0% 전망
8%대 주담대도 현실화 ‘성큼’

3~4%대에 그쳤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불과 6개월여만에 7%를 돌파했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과 긴축 가속화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불안이 겹치면서 채권 금리는 10년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 향후에도 주담대 금리를 계속해서 끌어올릴 전망이다. 연말께에는 주담대 금리가 금융위기 이후 14년만에 8%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년만에 4%→7%로 뛰어 오른 주담대 금리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채권 금리 영향을 받는 고정형 주담대가 이날 기준 상단이 모두 6%를 넘어섰다. 심지어 우리은행의 주담대 상품은 최고 금리가 7%를 넘었다.

지난해 12월 주담대 금리는 고정(혼합)형 3.56~4.91%, 변동형 3.71~5.06% 수준이었다. 하지만 반년 만에 최고 금리가 7%대로 뛰어올랐다. 이날 기준 고정형 상품의 경우 우리은행이 5.51~7.21%으로 상단이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 5.298~6.598%, KB국민은행 4.75~6.25%, 신한은행 4.7~6.2% 순으로 금리가 형성돼있다. 변동형 상품또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폭을 매달 확대하면서 반년 만에 금리가 3.69~5.714%로 올랐다.

고정형 금리가 특히 더 오른 것은 채권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채 금리는 이달 15일 종가 기준 4%를 넘었고, 17일에는 4.147%로 마감했다. 금융채가 이같은 금리수준을 형성한 것은 2011년 10월 28일(4.15%) 이후 약 10년 8개월 만이다.

14년만에 8% 주담대 시대 열리나…현실이 된 ‘이자푸어’의 시대

금리가 이처럼 움직이자 연말 주담대 8% 설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한국 전망 보고서에서 “한은 금통위가 올해 네 차례 연속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 2.75%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도 “한은이 7월 빅스텝에 이어 이어진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경제 수장들이 참석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은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힌 바 있다.

물가와 전반적인 국내외 금리 상황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와 대출금리 역시 함께 상승할 수밖에 없다. 해외 투자은행들이 예상한 기준금리 수준대로 금리가 1.00∼1.25%포인트만큼 오르면 연말께 대출금리는 8%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8% 주담대가 도래하게 되면 과거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발생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 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정책적으로 대출금리를 운용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 폭 이상으로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면서도 “물론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도 가계부채 문제로 인해 금리 인상을 하는데 한계가 있을 거라고 판단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가계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소득이 늘어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데,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은행에 내야할 이자까지 불어난면서 서민들의 체감 이자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30년 만기 연 5% 변동금리형 상품으로 4억원 주담대(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를 받은 경우 금리가 연 6%로 1%포인트 오르면 대출 이자는 214만7286원에서 239만8202원으로 매월 25만916원이 증가한다.

박자연·서정은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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