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對中무역 28년만에 첫 적자…‘쌍둥이 적자’ 현실화 우려
전쟁여파 에너지·식량 가격 급등
철강·반도체·일반기계 등 수입 ↑
내달 초 이창양 장관 대책회의
업종별 특화 수출 지원책 발표
우리 전체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대(對)중국 교역에서 1994년 8월이후 28년여만에 처음으로 지난달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하면서 무역 적자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사진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를 방문해 글로벌 공급망 분석센터를 둘러보는 모습. [연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식량 가격 급등과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주요국 봉쇄령 등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늘면서 무역수지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체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대중국 교역에서 1994년 8월이후 28년여만에 처음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들어 1, 2차 추가경정예산 탓에 대규모 재정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경상·재정수지가 동시에 적자를 내는 ‘쌍둥이 적자’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쌍둥이 적자는 환율 상승과 국가신용등급 하락, 외국인 자금 유출의 악순환을 몰고 온다.

정부는 내달 초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수출대책회의를 열고 업종별 특화수출 지원책을 발표하는 등 수출 활력 제고에 총력을 다해 무역수지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2일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월별 대(對)중국 무역수지는 ▷1월 2억달러 ▷2월 26억4000만달러 ▷3월 30억3000만달러 ▷4월 6억2000만달러 ▷5월 -11억달러로 지난달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1994년 8월 -1400만달러 이후 처음이다. 수입 품목별로는 철강(51.4%), 반도체(43.6%), 일반기계(28.2%), 섬유(26.8%) 등에서 증가폭이 컸다. 산업부는 코로나19 이후 건설 등 경기회복에 따른 철강 수요 급증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중국 무역수지의 경우, 정부가 그동안 무역수지 적자 원인을 에너지·식량가격 급등에 따른 것으로 설명했던 것과는 다른 원인으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21.3% 증가한 615억2000만달러, 수입은 32.0% 증가한 632억2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7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25억1000만달러적자)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다. 무역수지는 지난 1월 적자로 출발한 뒤 올해 2월과 3월 각각 9억달러와 2억1000만달러의 ‘반짝 흑자’를 냈지만, 4월부터 다시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추세다. 수입액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600억달러를 넘어선 이후 올해 2월(531억달러)만 제외하고 줄곧 60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올해 무역수지는 역대 최고 수출 실적에도 원·부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증가세가 더 가팔라 158억달러 규모의 적자가 날 것으로 추정됐다.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133억달러) 이후 14년 만이 된다.

또한 나라 살림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재정수지는 4년 연속 적자가 우려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면서 재정수지는 2019년 12조 원, 2020년 71조2000억 원, 2021년 30조 원 각각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재정수지가 3년 연속 적자를 나타낸 건 외환위기 직후(1997∼1999년) 이래로 처음이다. 1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올해 연간 재정수지는 70조8000억 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 행진 여파로 경상수지(상품·서비스·본원소득 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서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 나아가 국가 대외 신인도가 악화하고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