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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당국, 보험사 재무 건전성 손본다
금리급등發 지급여력 비율 ‘뚝’
대부분 200%대서 100%대로
DGB생보, 한때 84.5% 급락도
금감원·금융위, 여러 방안 협의
결정되면 세부추진계획 등 공개

금리 인상으로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자, 금융당국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이 급격히 하락했는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보험사들은 RBC비율 하락 시 건전성 개선 조치 유예를 요청한 바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의 RBC비율 급락과 관련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관련 국에서 조치를 내리되, 금융위원회와 함께 건전성 유지에 대한 세부추진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RBC는 모든 가입자가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을 때 줄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험사의 대표적인 재무 건전성 지표로 꼽힌다. 보험업법은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선제적 관리 차원에서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RBC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가 자본 확충에 나서기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GB생명보험의 1분기 RBC비율은 84.5%로 보험업법 기준 이하로 떨어졌다. 전년말 DGB의 RBC비율은 223.6%로 빠르게 급락한 것이다. DGB생명보험은 3월 말 유상증자를 결의해, 지난달 22일 3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며 RBC를 108.5%까지 끌어올렸으나, 여전히 금융당국 권고치와는 차이가 크다. 당국은 RBC비율이 100%이하로 떨어지면 경고 등의 적기시정조치를 내리겠단 입장이다.

다른 보험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화손해보험, DB생명, 흥국화재, NH농협생명 등의 RBC 비율은 각각 122.8% 139.1%, 146.7%, 131.5%를 기록했다. 모두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손해보험의 RBC는 176.9%, DB생명은 157.6%, 흥국화재는 155.4% NH농협생명은 210.5%였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현재의 재무건전성 평가 지표를 유예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금리에 영향을 받는 RBC 제도는 내년부터 새 회계기준(IFRS17)과 함께 새 재무건전성 제도(K-ICS)가 도입되면 사라지기 때문이다. K-ICS는 금리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RBC제도는 자산만 시가 평가해 금리 상승에 따른 변동성이 큰 반면, 반면 K-ICS는 자산과 부채 모두를 시가로 평가해 금리의 영향이 적다. 이에 보험업계는 내년이면 사라질 규제를 적용하기보다 ‘RBC비율 하락시 건전성 개선 조치 유예’ ‘K-ICS 조기도입’을 해야 된다는 입장을 금융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들어 1분기 말까지 0.721%포인트 올랐으며 2분기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채권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장기 국고체 금리가 0.1%포인트 오르면 RBC 비율이 1~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보험사들은 자구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내년에 제도가 바뀌긴 하지만 RBC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상반기 내에 최대 3000억원 수준의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국·김성훈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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