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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금 ‘쓰나미’ 맞은 美셰일가스…‘배당폭포’ 되나
공급과잉 교훈 “증설 안해”
부채축소·주주환원에 주력
미국 셰일업체의 석유시추 모습 [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한때 빚에 허덕이던 미국 셰일업체들이 돈벼락을 맞고 있다. 이들은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을 증설 등 투자보다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투입할 방침이다.

16일(현지시간) 글로벌 에너지리서치 업체 리스태드 에너지에 따르면 미국 셰일업체들은 유가 상승 덕에 약 1800억달러에 달하는 잉여현금흐름(FCF)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2010년대 중반 원유 공급 증가로 인해 축적된 막대한 손실을 단번에 만회할만한 막대한 규모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원자재인사이트는 이들 셰일업체들이 올해 창출한 현금 규모는 지난 20년간 벌어들인 현금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라울 르블랑 S&P 북미 석유부문 대표는 이를 '현금 쓰나미'라고 표현하며 셰일업체들이 부채를 줄이고 자본을 늘려 재무상태표를 건전하게 고쳐놨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치솟는 휘발유 가격 탓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셰일업자들이 더 많은 시추설비를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국유지에서의 시추·채굴을 재개하도록 규정을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하루 생산량은 1180만배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1300만배럴을 밑돌고 있다.

하지만 셰일업체들은 막대한 현금을 추가적인 설비투자나 시추 확대 등에 쓰기보다는 종전대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채무상환 등에 쓸 계획이다. 과거 과잉공급으로 인한 고통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2020년 빚에 몰려 파산보호를 신청했던 체사피크에너지의 닉 델로소 최고경영자(CIO)는 “과거와 달리 우리는 자본을 생산성장보단 주주 이익 극대화에 쓰고 있다”고 밝혔다.

체사피크에너지는 지난해 2월 파산에서 벗어났고 올해 1분기 잉여현금흐름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5년간 70억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2019년 경쟁사인 아나다코를 인수하면서 불어난 부채에 허덕이던 옥시덴탈도 현금 뭉치를 자사주 매입에 쓸 계획이다.

공급망 불안과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비용 증가도 셰일업체들이 시추설비 투자를 주저하게 만든 요인이다. 환경 문제를 우려한 셰일업체의 증설에 대한 반대 여론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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