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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의 현장에서] 3중고에 신음하는 PF시장

글로벌 금리인상 여파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도 직격타를 맞고 있다. 미국을 포함해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연이어 인상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PF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기관이 쉽사리 자금공급에 나서지 않아 유동성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금리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자재 값 가격 상승과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태 등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현재 0.25~0.5%인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22년 만에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Big Step)’이 단행된 것이다. 연말 미국 기준금리가 3.00∼3.2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내 0.25%포인트씩 최소 세 차례 추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2.2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영향을 받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약 13년 만에 7%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공사에 필요한 각종 원자재 가격 등도 상승하고 있다. 러시아가 각종 원자재 수출을 금지했고, 이에 유연탄의 70%~75%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시멘트 재고량은 건설 성수기인 4∼5월 대비 50% 수준인 60만톤(t)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초 대비 철근 가격은 1톤당 114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이상 상승했으며, 시멘트 가격도 1종 시멘트 기준 1톤당 9만8000원으로 같은 기준으로 15.2% 올랐다.

전라도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23층에서 38층 바닥 슬래브와 외벽 등이 무너지는 사고도 PF시장에도 부정적인 재료다.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월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해당 201동을 포함해 8개 동 전체를 전면 철거한 후 재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면한 문제는 자금을 쏴야하는 대주단이 금리가 진정된 이후 자금을 내놓으려는 전략에 당장 PF자금이 필요한 시행사와 시공사, 금융주관에 나선 증권사 등 여러 기관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는 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대주단이 금리만 바라보며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치솟는 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태 등으로 당장 공사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한 여러 기관들이 대주단의 자금집행 보류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주단이 자금집행을 주저하는 이유는 금리변동 위험에 대한 경계 뿐 아니라 불확실한 경기전망에 대한 걱정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은행은 수익보다는 위험에 좀 더 민감한 특성이 있다. 불과 1년 전 저금리에 부동산 경기까지 좋던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PF 주체들의 사업계획이 대주단의 걱정을 불식시킬 정도로 더 치밀해야 한다. 일단 짓고 보자는 접근은 자칫하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number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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