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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오르는데…기업 신용등급 하향 추세 계속
국내 신평사 3년 연속 하락 우위
글로벌 긴축…회사채 시장 급랭
조달비용 증가…“한계기업 위험”

[헤럴드경제=양대근·김현경 기자] 지난해에도 국내 기업 가운데 신용등급이 떨어진 곳이 오른 곳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보다 하락한 기업의 비중이 더 늘었다. 올 들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회사채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한계기업들이 벼랑 끝에 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총 58곳으로, 등급이 오른 기업(41곳)보다 17곳이 더 많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연속 신용등급 하락 기업이 오른 기업보다 많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020년에는 신용등급 하락 기업(66곳)이 상승 기업(34곳)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신용등급 변동성향도 지난해 -1.4%를 기록하면서 2019년(-1.6%)과 2020년(-2.8%)에 이어 마이너스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등급변동 성향은 ‘등급 상향건수-등급 하향건수’를 연초 유효등급 보유업체 수로 나눈 지표를 말한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신용평가사가 등급전망을 부여한 업체는 총 153곳으로 긍정적 전망은 65곳(42.5%), 부정적 전망은 88곳(57.5%)으로 각각 집계됐다.

잇따른 신용등급 강등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 급증으로 이어진다. 등급이 낮을수록 금리를 더 높여 기관의 수요예측 참여를 유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앙은행들의 긴축이 진행되면서 채권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다급한 기업들의 경우 울며 겨자먹기로 금리 부담이 더 큰 단기자금 조달을 늘리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회사채 무보증 3년물 금리(AA-)는 연 3.855%까지 치솟았다. 2012년 7월 이후 9년 10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연초 연 2.460%였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넉달여 만에 1.4%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연초 연 8.316%에 달했던 무보증 3년물 BBB- 등급의 금리 역시 이날 연 9.687%까지 올라 올해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공모시장에서도 회사채 투자 수요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 3월 한달 동안 공모 회사채의 수요예측 금액은 1조2800억원(총 16건)으로 집계됐는데 전년 동월(2조8100억원) 대비 1조5300억원 감소한 규모다.

수요예측 참여율(수요예측 참여금액/수요예측금액) 역시 281.1%로 전년동월(371.3%) 대비 90.2%포인트 급감했다. 지난 3월 일반 회사채 발행 규모는 1조8370억원으로 전월 대비 65.8%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의 금리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원자재가격 변동성 증대를 비롯해 다양한 정치·경제적 위험이 기업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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