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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고 일어 나면 이자 걱정, 물가 걱정'…5월 추가 금리인상 압박 커졌다

[헤럴드경제=성연진·박자연 기자] ‘물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통화정책도 속도를 늦출 수 없게 됐다.

27일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는 이도 늘었다. 금리수준전망(141)은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새로 썼다.

다음달 첫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가 모두 우려되지만, 지금까지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더 걱정스럽다”고 말해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물가안정’은 통화정책의 주요 목표다.

성장보다 물가 시급…금리 인상 압박 커져

기대인플레이션율 상승은 실제 소비자물가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달 10년 만에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를 기록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전망 심리가 강화되자,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금통위도 물가 경계감이 여느 때보다 높다. 4월 총재 부재에도 불구하고 물가 압박은 만장 일치로 금리인상을 결정토록 했다. 당시 주상영 금통위 의장 직무대행은 “올해 물가가 연간 4%대에 근접하는 등 물가압력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측돼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5월 수정경제전망에서 물가 전망을 새로 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앞서 한은은 2월에도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3.1%로 대폭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당시 금통위는 앞서 8월과 11월, 1월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 후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그러나 5월엔 물가 전망 상향과 함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

가계부채 규모가 우리 경제 뇌관으로 자리한 상황에서, 다시 고개를 드는 집값 상승 기대도 금융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빼들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4로 한달 새 10포인트나 급등했다. 한은은 누차 가계부채는 부동산 시장과 연결돼있고, 금융불균형 완화를 위해 통화정책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美 긴축 흐름에 요동친 금융시장, 보폭 맞춰야

미국의 강도 높은 긴축도 금리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50bp올리는 ‘빅스텝’을 넘어서 75bp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임금과 물가의 악순환적 상승(wage-price spiral)을 막기 위해 미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더 앞당겨야(front-load)할 것”이라면서 6월과 7월 75bp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이창용 총재도 미국의 통화정책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팅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으로 50bp 얘기하고 있는데, 그렇게 될 때 또는 그 이상이 될 경우에 자본유출이라든지 환율의 움직임이라든지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에서 예상보다 강도높은 통화정책이 쓰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260원대로 치솟았다. 환율 급등에 외환당국이 25일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이틀만에 무용해진 모습이다.

앞서 이 총재는 환율 움직임을 통화정책에 고려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환율이란 것은 금리뿐만 아니라 경상수지라든지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 등 여러 요인이 개입된다”며 “환율은 시장 변수이고, 개인적으로 환율은 정책 변수로 생각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원화가치 절하가 물가를 자극할 정도로 움직일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이 총재도 첫 출근길에서 “한미간 금리격차가 커지면 자본유출보다 환율이 절하하는 쪽으로 작용할텐데 그것이 물가에 주는 영향을 저희가 조금 더 우려하고 봐야한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은 한은이 올해 뿐 아니라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흐름을 지속해 2.5% 수준까지 금리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yjsung@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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