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저성장·고물가에 무역수지도 비상…4월 무역적자, 역대 최대 기록 가능성
4월 1~20일 무역수지 52억달러…2개월 연속 적자 확실시
우크라發 고유가에 中 봉쇄령 등 악재 겹쳐 거시건전성 비상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고물가 속 저성장 우려에 이어 우리경제를 지탱해오고 있는 무역수지에도 대규모 적자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외 리스크 장기화에 원유와 석탄, 가스 등 에너지 수입가격이 급등하면서 4월 들어 20일까지 무역적자가 52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확실시돼 거시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무역수지는 러-우크라 긴장 고조 이후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후 2월엔 흑자를 보였지만 3월부터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자잿값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수입액이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령이 대형악재로 등장해 무역 적자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관련기사 19면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4월 1~20일 무역수지는 51억9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달 하순에 무역수지 적자폭이 축소되지 않는다면 역대 사상 최대 적자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월간 무역수지 적자 최대치는 올해 1월에 기록한 48억9000만달러다. 올해 1월 이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월의 40억4000만달러가 최대 적자폭이었다.

올 1분기 무역수지는 39억5000만달러 적자였다. 분기 기준 무역적자는 2008년 3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이다. 1월은 47억3000만달러 적자, 2월은 8억9000만달러 흑자, 3월에 1억1000만달러 적자였다. 이에 따라 올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 규모가 91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수출 등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서 무역적자가 누적되면 외환보유고 감소, 환율 상승 등 거시경제 안전성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가뜩이나 저성장과 고물가로 위기에 처해 있는 상태에서 환율이 급등세(원화가치 하락)를 가속화하고 대외건전성·국가신인도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무역적자의 최대 원인은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이다. 특히 지난달 원유 수입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84%, 가스는 164%, 석탄은 106% 늘어났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석탄도 문제다. 국제 시장에서 러시아 공급량(연간 2억1200만t)이 줄면서 3월 초 유럽의 석탄 가격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주요 석탄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도 국내 수요를 우선적으로 충당한다면서 석탄 수출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가 길어지면서 부품 수입지연과 물류대란도 우리 수출에 대형악재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 전체 수입액은 740억9780만달러이며 이중 226억5161만(30.6%)를 중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부품을 포함한 휴대전화 관련 수입액은 1248억9630만9000달러로, 이중 312억3953만7000달러(25.0%)가 중국산이었다. 자동차 부문 전체 수입액은 204억8597만달러이고, 이중 25억2297만2000달러(12.3%)가 중국산이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와 휴대전화 부문은 상하이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각각 11.2%, 14.3%로 높다”면서 “한국과 경제 관계가 더 긴밀한 장쑤성, 광둥성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 상하이 봉쇄보다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돼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