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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길 돌린 노·도·강, 億대 빠진 화성…‘약한고리’부터 흔들
정반대 흐름의 값싼 외곽·비싼 핵심지
강북·수도권 외곽지역 투자자 매수세 주춤
‘규제완화 기대감’ 호가 올랐지만 거래 실종
‘영끌 투자’ 사라진 동탄은 반년새 3억 빠져
강남권은 고가주택 ‘똘똘한 한채’ 기조 굳건

연일 치솟는 금리가 주택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서울 강남권 등 고가 주택시장은 ‘똘똘한 한 채’ 기조 속에 여전히 굳건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변부 주택시장의 흐름은 확연히 다르다.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방침에 대한 기대로 매도 호가가 오르고 있는 데 반해 연이은 금리 인상 탓에 매수자들은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에 서울 주택시장은 거래가 끊겼고, 수도권 외곽지역을 중심으로는 가격 하락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19일 서울 강북의 대표적 노후 단지가 모인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는 최근 높아진 대출금리 탓에 구매자들이 매수 의사를 철회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에 투자 목적의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높아진 호가에 대출금리가 부담으로 작용하며 실제 거래는 끊긴 셈이다.

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 공인 대표는 최근 높아진 주변 아파트 호가를 두고 “쉽게 살 투자자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기대감에 호가는 최근 1억원 넘게 급등했는데 대출금리가 오르다 보니 진입장벽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근 ‘삼성래미안’만 하더라도 지난해 봄에 8억5000만원 정도에 형성됐던 전용 84㎡가 최근 11억원에 거래됐다”며 “1년 사이에 2억이 넘게 시세가 올랐는데, 비교적 대출 규제에서 자유로운 작은 평수 역시 크게 올라 대출을 받고 집을 사기에는 무리가 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둘째 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의 매매수급지수는 91.0으로, 전주(90.7)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월 86.8로 저점을 찍었던 지수는 대선이 있었던 3월 첫주부터 반등해 6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가 있는 동북권은 전주보다 0.3포인트 오른 88.4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회복되고 있는 매수심리와 달리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는 반응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 대표는 “상계주공 7단지는 지난달 말 6억6000만원에 전용 41㎡이 거래됐는데, 지금은 같은 매물이 최저 6억9000만원, 좋은 층은 7억3000만원까지도 간다”면서 “지금 ‘노도강’ 아파트를 사는 사람은 재건축을 기대하고 있는 현금부자가 대다수다. 대출을 받아 사기에는 금리도 높고 호가도 크게 올라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경기도 등 수도권 외곽도 비슷하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로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분위기는 더욱 차갑다. 반 년 만에 아파트값이 3억여원이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화성시 ‘동탄역 시범 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 아파트 전용면적 101㎡는 지난해 8월 17억 25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지만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이달 5일 14억 8000만원에 손바뀜됐다. 8개월여 만에 2억 4500만원 떨어진 것이다. ‘동탄역 시범 우남퍼스트빌’ 전용 84㎡는 올 2월 11억 5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7월 신고가(14억4000만원) 대비 2억 9000만원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큰 폭으로 오른 서울 외곽지역이 조정을 받는 단계에 왔다고 진단한다.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노선 호재로 지난 한 해 화성시 아파트값이 19.5%가량 뛰었는데 급하게 오른 만큼 가파른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는 설명이다. 또 지난해 ‘영끌 투자’에 나섰던 20·30대가 최근 금리가 상승하며 이자 부담 등이 커지자 추가 유입이 막혔다는 점도 조정의 이유로 꼽힌다.

박종혁 한국주택협회 팀장은 “지난해 GTX 기대감에 급격히 올랐던 곳이 지역별 차별화가 이뤄지며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서울에서는 재건축 규제 완화 등으로 한동안 집값 상승이 기대되는 만큼 지역별 편차가 한동안 더 크게 벌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영상·유오상 기자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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