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이미지.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 포스코 등 국내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을 위해 11조원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인도네시아 국영 기업과 손잡고 니켈 등 2차전지와 관련된 대규모 광물을 확보하고,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밸류체인을 완성하기 위한 전략이다.

1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컨소시엄과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국영기업 안탐(Antam),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IBC 등은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전기차 배터리 가치사슬 구축 투자와 관련해 ‘논바인딩 투자협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인도네시아 투자부 및 국영기업부 등 정부 관계자와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LG컨소시엄은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 화유 등이 참가했다. 총 프로젝트 규모는 약 90억 달러(한화 약 11조77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내에서 ‘광물-제정련-전구체-양극재-배터리셀 생산’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번 기본협정 체결은 해당 프로젝트의 첫걸음이다.

LG컨소시엄의 주축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이 회사가 원재료 가치 사슬 구축을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그룹과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의 신 산업 단지 내 합작공장에 배터리셀 공장을 착공하는 등 인도네시아를 전기차 배터리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총 33만㎡ 부지에 2023년 상반기 완공될 배터리셀 합작 공장은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최근 니켈, 리튬 등 배터리 원재료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배터리 업체들에 큰 부담이 되는 가운데 LG컨소시엄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수억t(톤)에 이르는 대규모 광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매장량과 채굴량 모두 1위인 국가다. 최근 한때 니켈 가격이 톤당 4만5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니켈 공급을 위한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 CATL도 같은 날 인도네시아 정부와 유사한 협약을 체결했다. CATL 프로젝트의 총 규모는 약 60억달러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정부 측은 현지 언론에 “인도네시아가 세계 최대 배터리 산업 국가 중 하나가 되기 위한 중요한 단계에 왔으며,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협정은 구속력이 없는 기본 협정이어서 최종 계약이 성사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로 경쟁력 있는 원재료의 안정적인 확보를 통해 배터리 사업 역량 및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