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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보험에 정밀 내시경 데이터 읽어주는 친절한 ‘금융컨시어지’
정윤호 해빗팩토리 대표
보험설계사 조언 세심하게 반영
앱 시그널플래너 평가 거의 만점
가입 보험 보완점 콕 집어 제시
의료비 실비청구 가능 여부 안내
연금분석 서비스도 5월안에 론칭
정윤호 해빗팩토리 대표가 3월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

보험 가입 후 보장내역을 외워 다니는 이는 없다. 게다가 보험 포트폴리오를 점검했을 때 과하게 보장되고 있는 것과 부족한 부분을 한눈에 살피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보험 가입 하려다가 한번쯤은 끈질긴 영업에 눈살을 찌푸렸던 경험은 필요한 상담도 주저하게 한다. 보험상품과 관련된 경험을 바꿔나가는 곳. 구글 플레이스토어 앱 평가 4.9점. 리뷰 2000개가 넘는 ‘시그널 플래너’를 운영하는 해빗팩토리다.

서울 용산구 공유오피스에서 만난 정윤호 해빗팩토리 공동대표는 “우리는 데이터를 분석해 읽어주면서 금융의 의사결정을 돕는, 금융 컨시어지”라고 말했다. 실제 보험설계사 대상 보험 비교분석 서비스로 시작한 시그널 플래너는 일반 소비자에게 확대된 데 이어, 연금비교분석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앱 평가가 만점에 가깝다. 핀테크 스타트업에겐 가장 중요한 성과 측정 요소 아닌가

▶물론 내부적으로 높은 점수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미션이다. 시그널플래너는 최초에 보험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오픈하면서 내용적으로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보험비교분석에 있어서 보험설계사만큼 까다롭고 전문적인 고객이 없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콘텐츠를 세심히 만들어나가는 계기가 됐다. 이후 일반 고객에게 확장하고 보험가입을 위한 상담도 직접 나서면서, 우리만의 기준을 세웠다. 성별 세대별로 보장 기준을 세우고, 소비자가 기가입된 보험 보장이 충분하면 절대 추가적 보험 가입을 권하지 않는다. 때문에 상담을 하고 난 후 앱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아졌고, 이 의미에 대해서 구성원들과 함께 충분히 공유하며 일하고 있다.

-보험은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매일 들여다보는 상품이 아니다. MAU(월간 활성 이용자수)에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영역이다.

▶일반 이용자 40만명이 다운로드해 MAU가 7만이다. 장기가입상품은 보험 상품 특성 상 MAU 확대가 우리의 도전 이슈기도 하다. 다만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고 사용한 의료비 등이 실비 청구 기준이 되는지 등을 결제 시 바로 알려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탑재하면서, 80% 정도는 꾸준히 접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추후 고민 중인 다른 서비스들을 더하면 이용자 수는 보다 견고해질 예정이다.

-보험업계에선 저출산 고령화 시대 도래가 보험업 시장 성장성을 저해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그널플래너는 유관 서비스인데 어떻게 보고 있나

▶기존 방식으론 MZ세대를 비롯해 미래 세대가 보험을 들지 않을 것이란 전제는 명확하다. 실제 종신 보험은 젊은 세대에게 외면받고 있다. 죽음 이후에 남은 가족을 위한 보장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는 거다. 그러나 그렇다고 건강에 대한 염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래 살면 아플 가능성도 높다. 일찍 가입해 낮은 가격으로 보장 기간과 금액을 맞추는 것. 그걸 찾아주는 게 우리 앱의 역할이고 그 의사결정을 돕는 시장은 필요하다고 본다. 실제 비대면 상담 고객의 70%는 2030 세대다. 우리는 솔직히 5060세대에겐 보험을 잘 추천하지 않는다. 기대이익에 차이가 많이 나는 세대는 저축이 나을 수 있다. 일반 보험설계사들이 수수료를 위해 어떻게든 팔려고 노력하고, 많이 판매에 나서기도 하는데 그게 저희의 지향점은 아니다.

-그래서 상담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나

▶시그널 플래너 보험상담사의 월 급여는 450~550만원 정도다. 정규직이고 일반적 인센티브 구조를 없앴다. 다만 저희 뒷단에서 연구개발(R&D)를 통해 상담과정을 효율화해 개인기가 필요 없도록 했다. 내부적으로 상담사가 고객에게 맞지 않는 상품을 권할 수 없도록 모니터링도 하고 있다. 현재 30명 정도인 정규직 상담사는 올해 100명까지 늘리고, 내년 200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기 보장 내역을 분석하고 새 상품 가입을 돕는 것 말고 해지까지 도울 순 없을까

▶서비스에 해지를 넣을 순 없다. 보험은 대부분 해약시 손해를 보게 되도록 상품 설계가 돼있다. 의사결정이 굉장히 중요한 상품이다. 그러나 동시에 지인이나 누군가가 권유해 잘 따져보지 않고 가입하기도 한다. 실제 “더 좋은 상품이 나왔어”란 말에 해지를 많이 해 손해보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 보험유지율은 굉장히 낮아서, 1년이 지나면 20%가 해지하고 2년이 지나면 30% 가까이 해지한다. 똑똑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우리가 뒤에서 열심히 데이터 분석을 하고 읽어줘서 보탬이 되고 싶다.

사실 보험을 가입하고 보장 항목을 100% 아는 이는 거의 전무하다. 처음 해빗팩토리를 시작할 때 가계부부터 시작했고, 공동대표가 보험사 출신이라 서비스를 확대하게 됐다. 당시 저는 가입한 보험상품이 없었다. 당시 아내 이름으로 보장 분석 내역을 봤는데, 의외로 아내의 회사 단체 보험에 출산 관련 보장 항목이 있었다. 그래서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때 “아 우리 앱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겠구나” 생각하게 됐다.

-스스로를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서비스를 기획·설계하고, 제품 조직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즐겁다’라고 소개한 글을 봤다. 시그널 플래너가 이 같은 철학을 반영한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첫 창업이 서른이었다. 당시 독서 이력 관리 같은 서비스로 시작했는데, 개인의 관심사를 반영했던 사업이었다. 금융서비스는 남들이 보기엔 재미없고 딱딱할 지 모르지만,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명확히 짚어내고 좋은 선택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즐겁고 감사하다.

-가계부를 쓰고 보험을 분석하고, 다음엔 투자 상품 비교분석으로 확대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다음에 준비하는 것은 연금이다. 미래를 준비하고 위험을 줄이는 차원에서 보험과 맥락적으로도 맞는다. 특히 소득이 없어 가장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 대한 준비를 돕고 싶다. 많은 이들이 내가 받을 연금이 얼마인지, 얼마를 더 모아야 원하는 규모의 연금생활자가 되는지 모른다. 그러나 연금도 보험과 마찬가지로 어린 나이부터 준비하면 복리 효과가 두드러지면서 더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보험처럼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본다. 연금 서비스는 시그널 플래너 앱 안에 심을 예정이다. 이달 내 혹은 5월 론칭을 생각하고 있다.

-예전 해빗팩토리를 ‘데이터 컴퍼니’라고 소개를 한 것을 봤다.

▶예전 정의고, 저희는 데이터를 분석해 잘 읽어주는 회사다. 결과적으론 금융 컨시어지라고 생각한다. 모바일에서 금융 의사결정을 돕고, 이후 직접 상담을 하며 비대면으로 알 수 없던 부분까지 컨시어지 하는 게 우리 회사가 나아갈 목표라고 본다.

-많은 핀테크업들이 기업공개(IPO)에 나서고 직원의 성과 보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1년 지나면 우리도 직원들에게 스톡옵션 지급을 통한 성과 보상에 나선다.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문화를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상장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고 있고, 투자도 받고 있으며 해외진출도 이제 시작했다. 더 좋은 서비스로 즐겁게 일하고 싶다.

성연진·박자연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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