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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프집서 쓸 돈 줄이고…반려동물엔 더 아낌없이 썼다
코로나 2년, 확바뀐 지출패턴
작년 유흥업종 결제지수 최저
겨울마다 집합금지 더큰 타격
반려용품·검진 높은 소비성향
홈·가구·인테리어 대표적 수혜

#서울 강남에서 파티룸을 운영하는 A씨는 3년째 매출이 ‘제로(0)’에 근접한 상태다. 코로나19가 처음 터졌을 때만 하더라도 금세 끝날 것으로 예상, 계약을 연장했으나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업을 접는 것도 쉽지 않다. 인테리어 비용이나 권리금은 고사하고, 다음 매도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대출을 받아 월세를 메워왔는데, 이제는 대출마저 막혀 보증금에서 월세를 까먹는 처지가 됐다.

코로나 2년의 상처는 깊기만 했다. 소득 뿐 아니라 소비에서도 양극화의 그늘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집합금지 확대로 유흥 업종은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서 매출이 최대 99%가량 급감한 곳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재택근무 확산으로 반려동물 및 홈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는 큰 폭으로 늘었다.

▶유흥업종 결제지수 최저…집합금지 따라 월별 격차=12일 헤럴드경제가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와 함께 코로나19 2년간 업종별 중소가맹점의 월별 결제건을 인덱스한 결과, 지난해 전 업종 중 유흥지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1월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지난해 12월 전국 유흥지수는 36이었다.

집합금지 영향에 따라 시기별로 변동이 컸다. 5인이상 집합금지가 전국으로 확대됐던 2021년 1월은 유흥소비 인덱스가 1로 전업종 전 기간에서 최저를 찍었다. 직관적으로 표현하면, 2019년 1월(기준 100)에 비해 매출이 99% 줄었단 얘기다. 통상 연말 연초에 잦은 회식 등으로 유흥지수가 높았던 것을 감안하며 상인들 입장에서는 중요한 시기를 그대로 날렸단 얘기다. 실제 2019년 12월과 2020년 1월 유흥지수는 각각 114, 100이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후 겨울마다 집합금지가 강화되면서 해당 시기에 유흥지수 급락이 컸다. 2020년 12월에는 9, 2021년 1월에는 1 등 한자릿수 지수를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다. 2021년 연말에는 6인, 10시로 기준이 완화됐지만 36으로 전 업종 최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 2월 전국카페사장연합회와 음식점·호프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를 상대로 총 12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기도 했다. 당시 비대위는 “집합제한 3개월이 돼가는 지금까지 정부가 현장 실태조사도 없이 자영업자에게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손실보상마저 법제화하지 않아 충분한 보상을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최근 사적모임 10인·영업제한 12시·자정 기준으로 풀리면서 관련 업종 종사자들은 한숨을 돌리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금세 회복을 보이긴 어려울 전망이다.

▶반려업종, 용품·검진 호조에 소비↑ 소비업종도 수혜=호프집처럼 직격탄을 맞은 업종도 있지만, 반대로 예기치 못한 수혜를 받은 업종도 있다. 특히 눈에 띄게 늘어난 부분은 바로 반려동물이다. 반려 업종에 대한 소비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강조되던 2020년 3~5월에 눈에 띄게 올랐다. 해당시기 반려업종에 대한 소비지수는 3월 115, 4월 127로 오르더니 5월 들어서 급기야 181까지 치솟았다.

반려업종 지수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2월, 1월을 제외하고 모두 기준치인 100을 웃도는 등 높은 소비성향을 보이고 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자연스레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이슬 힐링동물병원 부원장은 “보호자들이 반려동물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예방을 위한 스케일링 뿐 아니라 이전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을 검진받는 수요가 늘었다”며 “반려동물이 코로나 시대를 겪고 더 아팠다기보다 보호자가 관심을 쏟는 부분이 많아져서 건강검진, 제품 등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홈·가구·인테리어, 쇼핑 등도 수혜를 입은 대표적 업종이다. 홈·가구·인테리어는 2020~2021년 모두 1,2월은 제외하고 지수가 100을 웃돌았다. 이동이 어려운 겨울철을 제외하고 12월 연말까지 집안 분위기를 바꾸며 ‘코로나 블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쇼핑 또한 비슷한 시기 모두 100을 웃돌며 보복소비 뿐 아니라 비대면 소비에 사람들이 적응했음을 알 수 있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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