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급팽창 건기식 시장…과잉경쟁에 수익률은 하락
연평균 5~6% 성장 2025년 25조원 전망
마케팅비 등 지출 늘며 이익률은 되레 감소
종근당건강이 최근 충남 당진에 준공한 건기식 공장. [회사 제공]

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회사별로도 최근 2, 3년 새 건기식 매출이 50~1000%씩 증가했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거의 없는 완전경쟁 시장인 만큼 높은 판매 및 관리비용 지출을 요구한다. 실제 수익률은 매출이 늘지만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13일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17년 4조1728억원에서 2021년 5조원을 넘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6%씩 성장, 2030년이면 25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건기식 자회사 매출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매출 1위 종근당건강은 '락토핏'의 흥행 덕에 2019년 3752억원이던 매출이 2020년 5116억원을 거쳐 지난해 6155억원까지 증가했다. 2년 새 64% 증가한 것으로, 웬만한 중견 제약사 매출과 맞먹는다.

유한양행 자회사 유한건강생활의 매출은 2019년 45억원에서 2020년 320억원, 지난해 510억원까지 급증했다. 2년 동안 매출이 1000% 넘게 늘었다. 유한건강생활을 프리미엄 건기식 브랜드 '뉴오리진'을 통해 여성 건기식 '이너플로라' 등이 매출에 큰 기여를 했다. 최근에는 백수오 제품을 선보이며 매출 상승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이밖에 제일헬스사이언스 2019년 522억원에서 2021년 547억원, 안국건강 423억원에서 505억원, JW생활건강 309억원에서 379억원으로 급증했다. 또 유유헬스케어 122억원에서 237억원, 일동바이오사이언스 147억원에서 199억원으로 늘었다. 녹십자웰빙의 건기식 사업부문 매출도 2019년 167억원에서 2년 동안 58% 성장하며 2021년 264억원을 기록했다.

건기식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아 진입하는 회사도 잇따른다. 보툴리눔톡신 기업 메디톡스는 최근 건기식 사업을 공식화하며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 10명 중 8명이 건기식 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할 만큼 홍삼, 비타민과 같은 건기식이 이제는 보편적인 구매품목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시장 자체가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기식 사업의 약점은 이익률. 매출은 늘고 있지만 이익률은 되레 감소하는 현상이 속출한다. 종근당건강의 영업이익은 2019년 604억원에서 2020년 678억원으로 늘다가 지난해 353억원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순이익도 2020년 514억원에서 지난해 281억원으로 줄었다.

다른 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 유한건강생활의 영업이익은 2019년 73억원의 적자에서 2020년 193억원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122억원으로 적자폭을 좁혔다.

유한건강생활 측은 "회사가 성장하기 위한 투자가 초반에 많이 진행됐다. 특히 각 분야에서 역량이 뛰어난 인재들을 영입하는데 적극적인 투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제일헬스사이언스, JW생활건강, 휴온스푸디언스는 2019년까지만 해도 흑자를 기록하던 영업이익이 2년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안국건강과 일동바이오사이언스도 영업이익률이 각각 34%, 76%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치열해진 경쟁으로 차별화가 어려워졌기 때문인데, 특히 광고나 마케팅비 같은 판매·관리비 지출이 늘었다. 공격적인 마케팅 등 촉진활동이 늘어나고 있고, 건기식이 주로 TV홈쇼핑을 통해 많이 소비되면서 업체들이 홈쇼핑 업체에 주는 지급수수료도 크게 증가했다.

종근당건강의 경우 광고선전비가 2019년 630억원에서 지난해 124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지급수수료 역시 850억원에서 173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회사는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 광고비를 비롯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고 연구개발에도 투자가 이뤄지면서 이익은 하락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종근당건강은 최근 1300억원을 투자하며 충남 당진에 건기식 전용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앞의 관계자는 “수익률에 이어 이익률 개선 방안이 두고두고 건기식 업체들의 과제가 될 것”이라 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