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수백대1 vs 미분양…청약도 강남북 극과극
서울분양시장 옥석가리기 본격화
잠실더샵루벤 3.3㎡당 6500만원
강남 역대최고가에도 7천명 몰려
강북구, 3년만에 미분양물량 최대
“입지·분양조건 따른 양극화 현상”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강남·북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똘똘한 한채’ 수요 현상에 따라 가격과 입지별 차별화 현상이 벌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은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강남과 강북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묻지마 청약’보다는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다. 강남권 단지에선 역대 최고 분양가에도 세자릿수 경쟁률이 나왔지만, 강북 지역에선 분양가가 비싸다는 이유로 외면받아 미분양 물량만 200가구에 달하는 단지가 나왔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송파동 ‘잠실 더샵 루벤’(옛 송파성지)은 지난 5~6일 청약 접수를 진행한 결과 29가구 모집에 7310명이 몰리면서 평균 252.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106㎡E형의 282.5대 1이었고, 총 5개 주택형이 모두 세자릿수 경쟁률로 마감했다.

잠실 더샵 루벤은 국내 최초의 수직 증축 리모델링 단지로 기존 지하 2층~지상 15층, 2개동, 298가구에서 지하 3층~지상 18층, 2개동, 327가구(전용 83~106㎡)로 탈바꿈한다. 특히 국내에서 분양한 단지 중 분양가가 가장 비싼 아파트로 주목받았다. 분양가는 3.3㎡당 6500만원이고, 전용 106㎡은 25~26억원에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의 3.3㎡당 분양가인 5668만원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런 조건에도 ‘강남권 신축’이라는 희소성에 더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다는 점에서 현금부자 수천명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단지는 강남권에서는 보기 드문 중대형 신축 단지로 꼽힌다. 분양 물량이 30가구 미만인 탓에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었고, 분양권 전매제한이나 실거주 의무도 없었다.

이런 와중에 강북권에서는 3년 만에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이 나왔다.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강북종합시장 재정비)는 이달 11일 198가구에 대한 무순위청약을 진행한다. 앞서 이 단지는 2순위 청약까지 받아 청약 미달은 면했으나 이후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전체 단지(216가구)의 91.6%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이는 2019년 광진구 화양동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700여가구) 이후 서울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이 나온 것이다.

이 단지는 주변 환경이 노후한 곳에 들어서는 소규모 단지인 데다 전용 59㎡ 일부 주택형의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는 등 고양분가 논란이 확산하면서 수요자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용 66㎡부터는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서 아예 중도금 대출도 받을 수 없다.

최근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미아3구역 재개발)도 18가구를 놓고 무순위청약을 진행했다. 이 단지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34.4대 1을 기록했으나, 최초 당첨자는 물론 400여명에 달하는 예비 당첨자까지 계약을 포기하면서 물량을 다 털어내지 못했다. 이 단지 역시 전용 84㎡의 분양가가 중도금 대출 기준인 9억원을 넘는 9억4600만~10억400만원에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조합에서 중도금 대출을 알선하긴 했으나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이처럼 서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청약불패’ 지역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주택시장이 조정기에 들어서면서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책 변화와 사전청약 등 공급 다변화로 2분기의 분양시장은 좀 더 활발해질 수 있는 토양이 갖춰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하지만 입지와 분양조건에 따른 청약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