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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치금융 없앤다는데’…금융사, 인수위 어슬렁거리는 이유는? [서정은 기자의 나·알·아]
정권 바뀔때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임기 남고, 역대급 실적에도 좌불안석
연말부터 뒤숭숭 우려…연결고리 찾기 혈안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융권이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정권이 출범할때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따라 인사 태풍이 불어왔기 때문이다. 금융권 내에서는 금융당국 수장 다음 타깃으로 지주사 회장들이 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지주 회장들의 임기가 아직 한참 남아있지만, 각사 핵심 관계자들은 새 정부의 인사 동태 파악에 전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4대 금융지주 중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임기 종료가 제일 가까운 회장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다. 두 사람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023년 11월로 그 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수장 자리에 올라 향후 3년간 임기가 남아있다.

표면적으로 놓고보면 이들과 정권 출범은 상관관계가 크지 않아보인다. 임기가 꽤 남은데다 각 금융지주들은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는 등 무탈한 성과를 내왔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지주사 경영실적을 보면 지난해 금융지주사의 연결 순이익은 21조189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2%가 늘었다. 모든 부문에서 자산·이익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자본 적정성, 자산 건전성 등 모든 경영지표가 나아졌다. 코로나19 가운데에서도 실적으로 경영성과를 보인 셈이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정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국책기관이 아니지만 금융 특성상 당국의 입김이 강하게 불 수 밖에 없어서다. 금융당국의 은행 배당 제한, 대출 관리 등 가이드 라인에 따라 각 사들이 역대급 실적에도 운신의 폭을 확장하지 못했던 것도 대표적 관치금융의 흔적으로 꼽힌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 시절 ‘금융 4대천왕’으로 불렸던 이들이 정권 교체 이후 사정당국의 정조준을 받았던 것도 대표적 예다.

금융지주 관계자들은 “(비공식적으로) 지주 회장들의 임기가 지나치게 길고, 나이가 많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정무위 차원에서) 여러차례 흘러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각 지주 전략 및 대관 관련 관계자들은 정보망을 동원해 인수위 동태 파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수위 구성원들의 고향부터 학력, 경력, 인맥, 혈연 등을 분석하고 각사 임원진과 ‘연결고리’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인수위 측은 금융권 인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도 그간의 전력을 고려했을 때, 금융관치에 대한 우려는 쉽게 불식되지 않을 전망이다.

인수위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일부 지주회장들의 연임 문제, 나이 등을 두고 얘기가 나온 건 알고는 있다”면서도 “정치권에서 지주회장을 두고 여야 친분을 나눠 인사에 개입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정권도 출범하기 전인데다, (국민의힘 쪽에서는) 아직 화두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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