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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선에서 지구를 보며 화성의 빵을 먹는…딱 그런 느낌?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 체험기
범우주적 미래형 베이커리 콘셉트 충실
우주선 같은 인테리어에 태양계 본뜬 빵
초현실적인 공간·스토리로 상상력 자극
제품 패키지·직원 유니폼도 ‘우주적으로’
“디자인으로 브랜드를 즐기는 방법 제안”
▲ 제이릴라 스토리를 소개하는 ‘올레드 월’과 현실과 우주를 연결하는 의미의 설치 예술가 이반 나바로의 작품 ‘위비트미(Webeatme)’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의 제품 패키지. 포장 역시 범우주적 콘셉트를 느낄 수 있도록 직선 형태의 홀로그램 스타일을 적용했다.
▲ 매장 초입에 화성에서 지구로 온 고릴라 ‘제이릴라’ 피규어가 놓였다.

“멀리서 유영하는 푸른별 지구와 운석이 보이는 우주선에서 독특한 디자인에 화려한 색을 입힌, 화성에서 공수된 빵을 먹는다?!”

지난해 11월 서울 청담동 SSG푸드마켓 1층에 문을 연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Universe by Jrilla)’에 들어서면 우주로 순간이동을 한 듯한 착각이 든다. 화성에서 온 고릴라인 ‘제이릴라’가 화성의 빵을 소개해준다는 콘셉트의 이 매장은 브랜드 스토리만큼이나 디자인도 다채롭다. 매장 인테리어는 물론 제품, 패키지 등에 이르기까지 매장이 추구하는 ‘범우주적 미래형 베이커리’ 콘셉트에 충실하다.

이 매장의 디자인을 총괄한 한영미 신세계푸드 디자인혁신팀장은 “단순이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을 넘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명확한 스토리와 점진적인 흐름을 이해시키는 방법으로 디자인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화이트·블랙의 간결한 인테리어…우주선에 있는 듯 착각=커다란 제이릴라 피규어가 먼저 맞아주는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 매장은 화이트와 블랙이 메인 컬러다. 블랙을 기본으로 천장과 일부 벽면을 화이트로 배치했고, 바닥과 벽, 천장에 포인트로 블랙과 화이트 직선이 그려지며 각 공간을 연결한다. 이같은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는 마치 거대한 우주선 안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벽면에 보이는 대형 비디오월과 설치 미술 작품 역시 우주적(?) 분위기를 거든다. 까만 색 바탕에 푸른별 지구와 유성, 은하수 등이 펼쳐지는 대형 디스플레이는 LG전자와 협업으로 탄생한 ‘올레드 월(OLED Wall)’이 있어 가능했다. 55형 올레드 사이니지 등을 14대나 이어 붙인 이 디스플레이에선 실제로 우주 공간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화면이 선명하다. 덕분에 마치 우주선 안에서 우주 공간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비디오월에서는 우주 공간 뿐 아니라 제이릴라의 유년시절과 브랜드 스토리 동영상도 함께 보여준다. 화성 빵에 비해 평범한 지구 빵에 열광하는 지구인들을 위해 제이릴라가 화성에서 먹던 우주 베이커리를 지구적 관점에서 재창조해 선보인다는 내용이다. 이 영상을 통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제이릴라의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다.

비디오월 바로 옆에 있는 설치 미술도 우주의 느낌을 자아낸다. 심연으로 빨려 들어갈 듯 보이는 이 작품은 ‘빛의 미술가’ 이반 나바로의 인피니티 미러(Infinity Mirror) 작품 ‘위비트미(Webeatme)’다. 이반 나바로는 거울과 조명을 활용, 건축적 구조를 끊임없이 반복시켜 무한한 공간의 환영을 만들어 내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곳에 있는 ‘위비트미’ 역시 그 앞에 서 있으면 터널의 심연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는 이반 나바로의 작품을 그냥 두지 않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제이릴라가 화성에서 만든 빵이 이 통로를 통해 지구에 도착한다’는 내용의 스토리다. 작품에 ‘현실 세계와 우주 세계를 연결하는 초현실적 공간’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작품 뿐 아니라 매장까지도 특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빵·패키지도 ‘우주적으로’…독특한 디자인·화려한 색감=공간 뿐 아니라 제품, 패키지, 굿즈 등 내부를 채우는 콘텐츠 역시 일관된 흐름을 따라간다. 한 팀장은 “제이릴라가 화성의 빵을 지구인에게 소개해준다는 큰 스토리 안에서 소재를 찾다보니 우주 여정에서 사용될 만한 재질, 우주선의 하중을 분산하는 형태, 성운·은하수·오로라 등이 주는 신비로운 컬러 등을 지구에서 재탄생시켜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의 패키지로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베이커리 제품 디자인이 심상치 않다. 이곳은 태양계를 형상화한 독특한 디자인의 베이커리 60여종이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 곳의 대표 메뉴인 ‘오로라 베이글’은 자색 고구마, 녹차, 오징어먹물로 색을 내 ‘신의 영혼’이라 불리는 오로라를 형상화했다. 수성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쁘띠 무스 케이크 ‘머큐리 크러시’, 보랏빛 은하수의 화려함을 담은 초콜릿 케이크 ‘마블 쇼콜라’ 역시 보는 먹는 재미는 물론, 보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빵 진열 역시 평범치 않다. 매장 중앙에 위치한 빵 전시대에는 다양한 디저트 빵들이 사각의 유리 케이스 하나하나에 넣어져 전시되고 있다. 마치 제이릴라가 우주에서 먹던 빵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빵을 예술 작품처럼 소중히 보관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니면 ‘우주인들의 식량 보관법이 이렇지 않았을까’라는 상상력도 불러 일으킨다.

빵을 포장하는 패키지는 우주 분위기에 맞게 홀로그램으로 만들었다. 빛나는 별과 우주의 색이 가득 담긴 홀로그램 패키지는 제이릴라가 지구인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개발했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특히 케이크 박스는 우주선 내부 구조에서 힌트를 얻은 헥사곤 형태의 지기 구조로 만들었다. 물론 홀로그램 재질이 쉽게 흠집이 발생하는 등 위험요소가 많지만, 홀로그램만이 제이릴라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 과감하게 채택했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굿즈도 제이릴라의 스토리에 맞게 특별히 디자인했다. 이곳의 로고와 패키지가 매장의 이미지를 함축적이고 간접적으로 표현했다면 포스터, 엽서, 비주얼 가이드 등과 같은 굿즈는 제이릴라의 스토리를 직접적으로 얘기하고자 했는 게 신세계푸드 측 설명이다. 즉 로고와 패키지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매개체였다면, 굿즈는 질문에 대한 통쾌한 해답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계산대의 직원들 역시 SF영화 ‘스타트랙’에 나옴직한 유니폼을 입고 있다.

한 팀장은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는 단순히 독특한 빵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제이릴라의 세계관을 알리고 IP(지적재산권) 사업으로서 다양한 확장성을 보여주기 위한 공간으로 구상해 디자인했다”며 “최근 고객들이 중시하는 시각적 경험과 분위기를 만족시키기 위한 디자인 요소들을 세련되게 접목해 콘텐츠로서 제이릴라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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