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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제일은행 복합점포 출범 제동, 왜? [서정은 기자의 나·알·아]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한다지만
은행·증권 인력·상품 구조 한계
“늦어도 시너지 찾는 것이 우선”

SC제일은행의 복합점포 사업이 더딘 진척을 보이고 있다. SC증권과 손을 잡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뚜렷한 상품 판매 전략이나 전문인력 확보에 한계를 느끼고 있어서다. 점포 효율화를 위해 복합점포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실의 벽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과 SC증권은 1분기 중 복합점포를 개점 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잠정 연기했다. SC제일은행은 당초 목동, 강남, 분당 등을 포함해 10곳 안팎에 복합점포를 열기로 했다. SC제일은행과 자회사인 SC증권 창구를 동시에 갖춰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복합점포 진행상황에 대해 밝히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지역, 입점 계획 등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몇달전까지만 해도 보도자료를 통해 강력한 의사를 표시했던 것과 대조된다.

SC제일은행이 복합점포 출범을 보류하게 된 건 차별화 방안을 찾지 못한데 있다. 인력, 시스템 모두 SC제일은행과 SC증권 간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 보니 운영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SC증권의 인력은 34명에 불과하다. 지점 또한 1개다. 해외채권 중개, 인수합병(M&A)에 특화돼 있다지만 해당 인력으로는 자산관리(WM) 역량을 꾸려가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해진 건 SC제일은행이 예적금, 펀드 판매 등을 맡고 SC증권이 주가연계증권(ELS) 위주의 영업을 한다는 정도다. SC증권의 소매금융이 전무하다시피했던 탓에 다른 상품 판매 시스템이 갖춰져있지 않아서다. 금융감독원 또한 양사의 복합점포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인력도 문제다. SC제일은행은 직원공모제를 실시해 프라이빗뱅커(PB), 영업점 세일즈 인력, 후선업무 등을 뽑아 SC증권으로 이동시켰다. 은행 관계자는 “SC증권으로 이동한 인력들을 보면 은행 내에서 임금피크제 대상자 등이 포함됐다”며 “SC증권이 WM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은 탓에 은행 내 유능한 인력들이 이동하기에는 유인책이 마땅치 않았다”고 말했다.

점포 효율화로 인한 디지털 금융, 초개인화로 시작된 WM 확대가 금융권 과제로 떠오르면서 복합점포를 확대하려는 금융그룹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각 계열사 간 제대로 된 날개가 갖춰져야하는만큼 성공사례로 꼽히는 경우가 드물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로서 SC증권이 ELS 외에 팔 상품이 딱히 없는만큼 복합점포 개설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SC제일은행이 양사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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