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일부 병력 철수 발표 등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다소 완화되는 양상이지만 우리나라는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가 다시 급변할 경우 ‘러시아 데스크(가칭)’를 개설해 신속 대응키로 했다.

일종의 전담 수출통제 상담 창구인 러시아 데스크는 각 기업이 취급하는 품목이 미국의 수출 통제 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 등에 관한 기업 상담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아직 유동성이 큰 만큼 수출, 현지 투자, 에너지 수급, 공급망 등 실물경제 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미국은 2014년부터 심해·극지 및 셰일 프로젝트 관련 통제품목 수출금지 조치와 함께 크림반도 관련 수출입 금지 등의 제재 조치를 시행 중이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대(對)러시아 제재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는 이미 기업과 비상연락망을 구축했으며 미국이 대러시아 수출통제 조치를 강화하면 관련 설명회를 개최하고, 대러시아 통제품목·기술 자료 등도 배포할 계획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도 ‘무역투자24’ 홈페이지에 대러시아·대우크라이나 수출입 기업 전담 창구를 구축했다. 이 창구를 통해 수출입 기업의 애로를 실시간 지원할 예정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현지 진출기업 비상연락망 구축과 더불어 현지 무역관을 통해 진출기업의 동향 등을 체크한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무역관은 현재 지상사 주재원의 철수를 지원 중이며 전날 기준으로 모든 주재원이 우리나라 또는 주변국으로 철수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이 밖에 정부 합동 소재부품수급대응지원센터는 러시아·우크라이나로부터 공급받는 원자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 업계의 애로를 접수하고 지원 중이다. 또 최근 출범한 글로벌 공급망분석센터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될 경우 수급 우려가 큰 품목의 국내외 가격·수급 동향 등의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5%, 0.1% 수준이며 러시아의 병력 배치 후에도 수출이 증가세를 나타내는 등 현재까지 실물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에너지 가격은 높은 수준이지만 장기계약 등을 통해 충분히 단기 물량을 확보한 상태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업계의 경우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재고를 확대 중이며,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주영준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실물경제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사항은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