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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호연의 시승기 - 니로 하이브리드] 높은 연비·넓은 공간·다양한 혜택…콘셉트카 디자인 살린 ‘팔방미인’

기아의 친환경 전용 모델 니로는 기아의 효자 모델이다. 높은 연비와 넉넉한 공간, 다양한 친환경차 혜택으로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잘 팔렸기 때문이다. 그런 니로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어리버리’한 디자인이었다. 그러나 최근 출시한 2세대 니로는 마지막 약점 하나까지 극복, 진정한 팔방미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2019년 뉴욕 모터쇼에서 공개된 하바니로 콘셉트카는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왔다. 심장 박동을 닯은 주간주행등(DRL)과 차체 색깔과 다르게 포인트를 준 C필러가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이다. 이 콘셉트카가 정말 ‘망둥어’로 불리는 1세대 니로의 후속이 될지 관심이 쏠렸다.

새롭게 출시된 2세대 니로 하이브리드는 사람들의 ‘반신반의’를 완벽한 확신으로 바꿔놨다. 양산차임에도 콘셉트카의 디자인 포인트 대부분을 그대로 살려 강렬한 디자인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신형 니로 전면은 기아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타이거 페이스 디자인을 후드에서 펜더까지 확장시켜 차체가 좀 더 넓어 보인다. 여기에 하바니로의 그것은 70% 이상 재현한 DRL과 헤드램프가 더 모던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부메랑 형태의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볼보 XC40의 테일램프와 유사해보이지만 차체 색과 다른 색으로 칠해진 C필러와 조합돼 보다 스포티한 느낌을 제공한다.

C필러 내부는 공기가 빠르게 흘러 지나갈 수 있도록 ‘바람길’이 나 있다. 차체에 덧붙인 플라스틱 재질의 C필러가 자칫 공기흐름을 방해할 수 있었지만, 디자이너의 아이디어 덕분에 오히려 공력성능을 높일 수 있는 비밀무기로 변신했다.

전체적인 차체 크기는 이전 모델보다 반 체급 커졌다. 전장은 4420㎜로 65㎜ 길어졌고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도 2720㎜로 20㎜ 늘어났다. 늘어난 차체는 1열뿐 아니라 2열에도 넉넉한 공간감을 제공한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지만 성인 5명이 타고 장거리를 가기에도 충분한 레그룸과 헤드룸을 가지고 있다.

실내에는 친환경 모델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재활용 소재를 대거 적용했다. 천장에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패브릭 소재를 사용했고 인조가죽 시트엔 유칼립투스 잎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섬유가 적용됐다. 도어트림에는 3대 발암 물질인 벤젠·톨루엔·자일렌을 첨가하지 않은 페인트를 썼다.

디지털 콕핏으로부터 시작해 인포테인먼트 화면으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최신 차량 디자인 흐름을 따랐다. 각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10.25인치로 스포티지보다 작지만, 차급을 생각하면 아쉽지 않다. 센터 콘솔에는 전자식 변속 다이얼(SBW)을 적용해 첨단 느낌을 강조했다.

451ℓ의 트렁크 공간 자체는 2~3인 가족이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2열을 폴딩하면 완전 풀플랫까지는 아니지만, 하룻밤 차박 정도는 가능한 공간이 나온다. 하지만 본격적인 SUV보다 낮은 차체 때문에 트렁크 입구와 바닥 사이에 단차가 생긴 점은 화물 적재 용이성 측면에서 아쉽다.

신형 니로는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경기도 가평군의 한 카페까지 왕복 113㎞의 운행 구간 내내 믿음직스러운 주행 감각과 승차감을 제공했다.

파워트레인은 최고 105마력,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과 32㎾급 전기 모터가 조합해 합산 최대 출력 141마력의 힘을 낸다. 최대 토크도 14.7㎏·m에 달해 순간 가속력이 전기차 못지않다. 다만 에코와 스포츠 모드 두 가지로 나누어진 드라이브 모드는 아쉬움을 자아낸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달리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과 전기모터를 적절히 배분해 사용하는 스마트 모드가 보이지 않았다. 스포츠 모드는 엔진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호쾌한 가속이 가능하지만, 엔진 부밍음이 커 친환경 모델답지 않았다. 전기 모터 위주의 조용한 가속감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해 보였다.

대신 전작보다 강화된 ‘그린존’ 기능은 주목할 만 하다. 스쿨존이나 숲길, 주택가 등 소음과 매연을 최소화해야 하는 구역에서 전기모터를 적극 활용하는 주행을 하게 해주는 기능이다. 운전자가 원하는 지역을 추가로 설정할 수 있어 친환경이라는 가치 실현에 동참한다는 뿌듯함을 준다.

주행 내내 연비 운전은 신경쓰지 않았지만 리터 당 19.5㎞라는 뛰어난 연비가 나왔다. 공인연비(20.8㎞/ℓ)에 미치지 못했지만, 주행 당시 열악한 노면 상황과 기준 트림보다 큰 휠 등을 고려하면 우수한 결과다.

신형 니로 하이브린드는 연비는 물론, 디자인과 공간감, 주행 실력을 모두 잡은 팔방미인이다. 조만간 나올 전기차 모델도 기대된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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