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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높아지는 물가 압력, 금리 더 오른다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물가상승 압박에 각국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서두르고 있다. 긴축이 본격화되면 금리도 오르게 된다. 특히 인플레이션을 불러온 공급병목 현상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전망은 ‘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앞당기고 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5.5% 상승하며 2009년 2월(5.6%)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갈비탕(11.0%), 생선회(9.4%), 소고기(8.0%) 등을 비롯해 서민들이 즐겨찾는 김밥(7.7%), 라면(7.0%), 짜장면(6.9%) 까지 39개 외식 품목 물가가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4일 통계청의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69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 상승, 넉 달째 3%대를 보였다. 물가가 넉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3%대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근 10년 만이다. [연합]

물가 상승은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오름세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6%를 기록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4일 “물가가 오르는 원인을 보면 상당 부분이 휘발유 가격, 원유 가격을 포함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여파가 밀려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원자재 가격과 같은 소위 글로벌 공급 여파가 (물가 상승에) 큰 비중을 차지해 정부도 대응하는데 일정 부분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유가는 수급 불균형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 등이 부각되자 상승했다.

김희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미크론 재확산에서 수요 둔화는 제한적으로 나타난 반면 노동 공급 부족 및 물류 차질 등으로 공급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면서 “병목 심화 및 지정학적 긴장에 주요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고, 특히 투기 수요가 유입되는 상반기에 상승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주요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킬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는 3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15%p인상한 데 이어 곧바로 금리를 또다시 올린 것이다. 두번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준금리를 0%로 유지했지만, 물가상승을 억누르기 위한 적절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 밝히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세계 주요국의 움직임이 긴축으로 향하면서, 한국은행도 연내 2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23년엔 한은이 기준금리를 2%로 올리고, 이후 2.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보다 금리가 추세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문제는 금리 상승의 폭과 속도가 과하다는 데 있다. 시장에선 3월 대통령 선거 전후 나타날 경기 부양 목적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도 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을 채권 발행을 통해 집행하게 되면, 채권 시장은 약세로 돌아서고 채권 금리는 상승한다. 국고채에 연동되는 은행채 등의 금리도 함께 올라가면 대출금리 등 시장금리도 밀려올라갈 수 밖에 없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대선 및 새 정부 출범 이후 추경 이슈가 부각될 것”이라며 “연초대비 확대된 채권 공급 부담을 반영해 국고 3년 및 10년의 연간 밴드 상단을 0.2%p씩 올려 국고채 3년물을 2.25%, 국고채 10년물을 2.70%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채권금리는 이미 오르고 있다. 지난 4일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6%포인트 오른 연 2.194%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2.619%로 0.053%포인트 상승했다.

한은도 이날 시장금리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국고채를 긴급 매입하기로 했다. 한은은 “국채시장 안정화를 위해 3·5·10·20년 만기 국채를 2조원 규모로 사들일 계획”이라며 “매입을 위한 입찰은 7일 실시된다”고 밝혔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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