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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돼도 규제완화…양도세·보유세 완화 방향 강도는 달라

“이전 정부가 도입한 과도한 규제와 세제를 완전히 정상화하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선거개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가장 강조한 공약은 부동산 규제완화였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다시 짓는 서울’ 공약을 발표하면서 “5년 임기 내 서울에 신규주택 40만 호를 공급하고 역세권 용적률을 상향해 ‘역세권 첫 집’ 10만 호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앞선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서울 노원구 노후 아파트 현장에서 재개발·재건축 공약을 발표하면서 “제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 방향이 현재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과 결이 다르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맞다’(결이 다르다)”고 인정했다. 그는 “(문 정부와 박원순 전 시장이) ‘보존’ 중심으로 정책 방향으로 가면서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그런 가치보다 더 중요한 건 주민들의 고통을 해결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실용성”이라고 강조했다.

20대 대통령 선거도 결국 부동산 선거로 수렴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모든 후보가 현 정부의 부동산 실패를 기정사실화하고 차별성을 내세우고 있다.

정권교체를 주장하는 윤석열 후보는 문 정부의 가장 큰 실책으로 집값 폭등을 지목하며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여당 후보인 이재명 후보도 문 정부의 주택 정책과 선을 긋고 실용주의자로서 면모를 부각시키고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던 정책의 일부(임대차 3법, 보유세 강화 등)를 계승하면서도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등 문 정부에서 금기시하던 규제완화 공약을 내걸고, 세금 부담도 완화해 주겠다고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모든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이 비슷해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차이가 꽤 크다.

먼저 유력 주자인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모두 임기 내 ‘250만가구 이상’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하고 있다. 모두 기본적으로 재건축·재개발을 규제완화를 통해 도심 민간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이 후보는 최근 내놓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6대 정책’을 통해.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4종 주거지역 신설을 통한 용적률 500% 허용 및 층고제한 완화’, ‘재건축 수준의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4종 주거지 신설이 아니라 기존 3종 주거지를 준주거지로 종을 높이는 방법으로 용적률 500% 허용, 층고제한 완화 등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기존 1기 신도시도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을 대폭 허용해, 10만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목동, 송파, 노원 등 서울 도심 재건축 규제완화 공약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임대주택 공급에 대한 입장은 차이가 크다. 이 후보는 공급 목표 물량의 절반 가까운 100만가구를 임대주택인 ‘기본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기본주택은 소득이나 나이 등 입주자격이 있는 기존 임대주택과 달리 무주택자면 누구나 입주할 수 있다. 중산층도 거주할 수 있는 공공 임대를 대거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윤 후보가 내놓은 공급 계획에서 공공 물량은 청년들에게 우선 분양하는 ‘원가주택’ 30만호를 포함해 50만호 정도 수준이다. 원가주택은 전용면적 84㎡이하 주택을 원가로 공급하고, 5년 거주 후 다시 국가에 매각해 시세 차익의 70%를 보장하는 구조다.

다만 두 후보 모두 공급을 위한 예산이나 입지 등 세부계획은 내놓지 않은 상태다. 그러니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해선 미지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렇게 마련한 임대주택을 과연 수요자들이 선호할지 등도 논란이다.

부동산 세금은 두 후보 사이 입장 차이가 명확하다. 기본적으로 양도세, 취득세 등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에 대해선 입장이 같다. 모두 ‘다주택자 매물 잠김을 해소하기 위해선 양도세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재명 후보 공약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시기가 훨씬 짧다. 4개월 내 팔 경우 중과를 100% 면제하고, 이후 3개월은 50% 면제, 그 이후 3개월은 25% 면제, 1년 이후 양도세 중과 시행 재개 등으로 차별화해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달리 윤 후보는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적용을 2년 동안 아예 배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보유세 부담에 대해서도 일정 정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두 후보 모두 같지만, 강도는 다르다. 이 후보는 보유세 인상폭과 속도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시가격도 단기간 너무 많이 올랐다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논란이 되는 국토보유세 신설 공약에 대해선 아직 미지수다. ‘토지이익배당제’로 이름을 바꿔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국민이 반대하면 할 수 없다”고 발언하기도 해 세부 추진 계획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윤 후보는 보유세 세제를 아예 완전히 새로 뜯어 고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발표한 ‘부동산 세제 정상화 공약’을 통해 종부세와 재산세를 통합해 세금 부담을 줄이겠다고 했다. 전월세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임대차3법(전월세 신고제·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에 대해선 완전히 반대 입장이다. 이 후보는 현행대로 계속 시행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윤 후보는 개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일한 기자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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