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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호연의 시승기] 스팅어 마이스터 vs GV60 퍼포먼스…같은 듯 다른 ‘데일리 펀카’
스팅어, 직진성 강조 ‘GT카’…엔진 사운드 감성
GV60, 초반 가속에 부스트·드리프트 모드까지
기계적 감성에서 전기적 짜릿함으로 ‘질주본능’
기아차 스팅어 마이스터. [원호연 기자]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기아 스팅어 마이스터 2.5T’는 장거리 여행을 보다 신나고 빠르게 할 수 있는 GT카다. 반면 ‘제네시스 GV60’은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 에 기반한 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다.

둘을 비교한다면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차량의 형태부터 파워트레인의 종류, 브랜드까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상 출퇴근 중에도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데일리 펀카’에 의미를 둔다면 생각은 달라진다.

‘스팅어 마이스터’는 기아 입장에선 아픈 손가락에 가깝다. 지난 2017년 유럽 스포츠 세단을 정조준하며 야심 차게 출시한 이후 첫해 6122대가 판매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지만 형제차인 ‘제네시스 G70’의 인기에 밀려 판매량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2020년 부분 변경을 통해 마이스터 모델로 거듭났지만, 판매량 회복에 실패해 올해 단종될 예정이다.

하지만 스팅어를 실제 구매한 오너들의 애정은 남달랐다. 아이들을 뒷자리에 태우고 시내를 여유롭게 다니면서도 혼자 운전할 때는 강력한 성능을 느낄 수 있는 패밀리 세단 겸 스포츠 세단을 찾지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상 국산 브랜드 중에선 스팅어가 유일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스트림 G.25 T-GDI 엔진이 내는 최고출력 304마력과 43.0㎏·m 토크는 공도에서 느낄 수 있는 최대한의 성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직선 주로에서 꾸준히 가속을 붙여나가는 직진성은 독일이나 일본의 스포츠 쿠페 모델들의 그것과 비견할 만하다.

시속 100㎞로 달리다가도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기어 단수를 내리거나 순간적으로 가속 페달을 꾹 밟으면 순간 가속이 붙으며 옆 차량을 가볍게 제친다. 고속도로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하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차창 밖으로 변화하는 풍경을 즐기기에는 이만한 모델이 없다.

무엇보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으르렁대는 엔진 사운드는 마지막 내연 기관 스포츠 세단으로서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이다. 가상 사운드 기술을 통해 배기음을 더해주는 기능이 있지만, 진짜 엔진과 배기구에서 나오는 물리적 사운드의 감성을 따라가기는 어렵다.

제네시스 GV60. [원호연 기자]

‘제네시스 GV60’은 정반대의 대척점에 있다. ‘스팅어’가 길고 날렵하게 빠진 유선형이라면 ‘GV60’은 동글동글하고 살짝 차고가 높은 귀여운 형상에 가깝다. 사실 이런 CUV 차량을 가지고 성능과 운전 재미를 논한다는 것은 내연기관 시대에는 어불성설에 가까웠다. 하지만 전동화가 이런 한계와 편견을 가볍게 깼다.

‘스팅어 마이스터’의 가속감이 엔진 회전수에 따라 툭툭 밀어주는 펀치력 중심이라면 ‘GV60’의 가속감은 마치 얼음 위를 쭉 미끄러지는 칼날과 같은 매끄러움이 두드러진다.

내연기관 모델이 어쩔 수 없이 극복해야 하는 변속기의 반응속도나 터보랙은 가볍게 무시할 수 있다. 초반 가속부터 최대치의 토크를 뽑아주는 전기차의 특징 덕분이다.

전기차는 모터가 고속으로 갈수록 저항에 부딪혀 후반 가속이 어렵다는 한계를 가진다. 그러나 ‘GV60’은 최대출력을 10초 간 최대 360㎾까지 끌어올리는 부스트모드를 통해 이를 극복한다. ‘벨로스터 N’ 등 내연기관의 N모드와 달리 몇 번이고 다시 버튼만 눌러주면 부스트모드가 켜지는 만큼, 공도에서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은 모두 갖췄다.

만약 ‘GV60’을 타고 서킷에 갈 수 있다면 ‘드리프트 모드’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사실 내연기관의 경우 스포츠성을 가미한 모델이라도 전문 드라이버가 아닌 한 실제 드리프트를 경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모터의 힘을 전자적으로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GV60은 일반인도 손쉽게 드리프트를 경험할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은 감성이다. 가상 사운드 시스템의 일종인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이 적용됐지만, 3가지 사운드 모두 인위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차라리 아무 소리도 없이 빠르게 가속되는 전기차 특유의 느낌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의 특성을 덧칠한 또 다른 매력의 고성능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데일리 펀카’를 찾는 수요가 꾸준해서다. ‘스팅어’ 역시 수소전기차에 기반한 고성능 차량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당장 올해 출시될 ‘EV6 GT’도 스팅어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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