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3월 순차적 방출을 발표한 비축원유 대부분을 1월 내 공급하기로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기공급으로 국제공조와 속도를 맞추고, 물가안정에도 조속히 대처하겠다는 취지다.24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방출이 결정된 비축 원유의 75%를 1월 내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123RF]

[헤럴드경제=홍태화·주소현 기자] 정부가 1~3월 순차적 방출을 발표한 비축원유 대부분을 1월 내 공급하기로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기공급으로 국제공조와 속도를 맞추고, 물가안정에도 조속히 대처하겠다는 취지다.

24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방출이 결정된 비축 원유의 75%를 1월 내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방출 비축유는 총 317만 배럴으로 이중 원유는 208만 배럴, 석유제품은 109만 배럴이다. 원유 150만 배럴 이상이 1월에 전달되는 것이다. 배출이 결정된 원유는 송유관 등을 통해 2~3일이면 국내 정유사로 투입이 가능하다. 1년 이내 대여 방식으로 이뤄진다.

3개월 단위로 계획을 잡아놓는 정유사 입장을 감안하면 사실 이번 공급은 4월이 돼서야 진행될 수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국제협력 기조와 물가추이를 감안해 정유사와 속도전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석유생산국과 같이 소비국도 단체행동을 해 고공행진하는 유가를 안정시키겠다는 노력이다. 이미 미국 정부는 17일 전략 비축유(SPR) 1800만 배럴을 방출 매각했다.

이에 정부는 1월 전량을 공급할 계획도 가지고 있었으나, 국내 정유사 중 1곳이 계획상 일정을 도저히 맞출 수 없어 해당 업체만 3월 공급을 받기로 했다. 비축 원유 공급일정이 1월 75%, 3월 25% 가량으로 잡힌 이유다.

석유제품은 시장에서 수요가 있을 때마다 즉시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1~3월 순차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석유공사는 전날 등유 53만 배럴, 프로판 55만7000배럴을 지명경쟁입찰 방식으로 판매한다고 공고했다. 입찰은 1월초까지 이뤄지지만, 출하시기는 내년 1월부터 3월까지로 필요시 변경이 가능하다.

다만, 정유업계는 비축유 방출이 국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방출 비축유는 하루 남짓 사용가능한 양으로 분석된다. 비축유 방출이 오히려 부담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유가의 등락에 따라 대여한 석유를 반환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필요 없는 잉여분을 대여하다 보니 유가가 급등하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