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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권에 팔 비틀린 카드 수수료…혜자카드 줄줄이 사라진다
무이자 할부 등 혜택 축소 불가피…연회비 상승 등 카드 사용자 부담 증가 전망

[123RF]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정부가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최대 0.3%p 인하하기로 결정하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혜택이 좋은 이른바 ‘혜자 카드’도 줄줄이 단종되고, 연회비도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생색내기에 카드 사용자의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단종된 신용·체크카드는 연평균 200종에 달한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단종된 카드는 202종이다. 올 들어서도 15일 기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단종된 카드는 192종에 이른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내년에도 ‘혜자 카드’가 줄줄이 단종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카드 사용자 혜택은 무이자 할부, 포인트 적립, 캐시백, 할인 등이다. 카드 수수료율이 개편될 때마다 이같은 혜택을 유지하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카드사들이 카드 단종으로 대응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기준금리 인상과 카드론 규제 등으로 카드사들의 수익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비용 축소 폭은 더 커질 수 있어 단종되는 혜자 카드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부가서비스가 많이 탑재된 신용카드의 연회비가 올라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수익성 분석을 통해 향후 5년 간 흑자를 낼 수 있는 카드만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고 있는 것도 카드 사용자에게 돌아갔던 혜택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이번 수수료 인하에 따른 부담이 카드 사용자들에게 전가되는 셈이다.

실제 3년 전 수수료가 인하될 당시에도 소비자 혜택이 감소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사의 무이자 할부 가맹점 수는 2018년 382만개에서 올해 9월 315만개로 줄었다. 전체 가맹점 대비 무이자 할부 가맹점 비중은 31.0%에서 23.8%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무이자 할부 승인 금액은 74조6374억원에서 58조1570억원으로 약 16조원이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장 내년부터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 비용 절감을 위해 할인 혜택을 없애거나 무이자 할부를 부분 무이자 혜택으로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도 “새로 발급하는 카드에도 이전과 같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넣기는 힘들 것”이라며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등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좁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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