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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만 민간부채 폭주 ‘역주행’...BIS 신용갭 50년來 최고
GDP 대비 가계·민간부채
18.4%p 상승 ‘경고 단계’
홍콩·日·스위스 이어 4번째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계와 기업 빚이 가파르게 늘면서 우리나라 민간부채 위험도가 역대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 주요국 모두가 위험도 감소세로 전환했음에도 우리나라만 역주행 중이다.

20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분기 신용갭은 18.4%포인트(p)로 전 분기(18.3%p)보다 더 상승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2년 이후 최고치다.

신용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가계·기업부채) 비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보여주는 부채위험 평가지표다.

신용갭 수치가 2%p 아래면 ‘정상’, 2~10%p 사이면 ‘주의’, 10%p를 넘어서면 ‘경보’ 단계다. 우리나라는 2018년 4분기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한 이후 급상승하기 시작해 브레이크 없이 상승 중이다. 지난해 2분기 13.8%p로 10년만에 처음으로 ‘경보’ 단계에 진입했고, 이후 4개 분기 연속 최고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신용갭은 2차 오일쇼크의 영향을 받은 1982년 14.5%p,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를 겪은 1997년 13.2%p, 리먼브러더스의 여파로 흔들린 2009년 13.2%p 등 경제위기 때마다 상승했는데,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높고 ‘경보’ 단계에 머물고 있는 기간(5개 분기)도 길다.

가계대출의 경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대출로 투자)에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 등이 겹치면서 대출이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GDP 대비 민간신용(4025조5000억원) 비율은 217.1%로 전년 동기 대비 11.2%p 상승한 역대 최고치다. 가계부채는 1805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고, 기업신용은 2219조6000억원으로 7.3%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신용갭은 조사 대상 43개국 중 홍콩(37.4%p)과 일본(25.3%p), 스위스(24%p)에 이어 네번째로 높다. 1년전인 2020년 2분기에는 캐나다, 칠레, 프랑스, 룩셈부르크, 싱가포르보다 낮아 우리나라가 9위에 있었지만 순위가 상승했다.

다른 나라는 모두 감소세로 전환했는데 우리나라만 계속 확대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조사 대상 43개국 중 신용갭이 1분기보다 상승한 곳은 국가라 볼 수 없는 홍콩(34.9→37.4%p)과 마이너스로 안정세인 그리스(-10.9→-9.7%p) 밖에 없다. 미국(7.2→2.4%p), 중국(3.1→-0.9%p), 일본(27.7→25.3%p), 유럽연합(1.6→-2.9%p), 영국(-4.2→-8.4%p) 등 나머지 주요국은 모두 하락했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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