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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열 총재, "인플레이션 장기화, 물가 상승 속도 빨라질 수"
"물가 오름세 예상보다 장기화"
공급 병목현상과 수요측 상승 압력도
기대 인플레이션과 상호작용 우려
거리두기 강화, 올해 성장에 영향은 '미흡'
"금리 인상은 국내 요인 우선 고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물가상승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가계 실질 구매력 하락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을 드러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6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발표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국내외 물가 흐름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 늘어나고 그 영향도 점차 확산되면서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공급 측면에서 비롯된 일시적 요인들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압력까지 더해지며 물가 오름세는 국내 각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은은 내년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2%)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의 상승 폭이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1%를 상회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내년에 2%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물가 상승압력이 내구재를 중심으로 높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기조적 물가지표의 상승은 최근의 경기회복 흐름을 반영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단기(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도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석유류, 농축산물, 외식 등 가계의 구매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품목의 물가 오름폭 확대에 영향을 받아 2%대 중후반으로 크게 상승했다. 국채금리에 반영된 기대인플레이션 지표인 BEI(10년물 기준)는 4분기 들어 1%대 중반 수준으로 다소 상승했다.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전문가)의 경우 1%대 후반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은 실제 물가상승과 상화작용해 물가 상승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지면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 보듯이 임금과 물가의 상호작용을 통해 물가상승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우선 현재의 높은 물가 오름세를 진정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앞서 기준금리를 두 번 인상시킨 배경도 이런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향후 물가경로상 상방 리스크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도 평가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글로벌 공급병목 장기화, 소비 회복세 확대,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 등이 상방 리스크로 지목된다. 반면 국내외 코로나19 확산세 심화에 따른 국제 유가 하락 등은 하방 리스크로 잠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 총재는 아울러 이날 정부가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대책과 관련해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연말 소비에 어느정도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연내 영향으로 한정하면 성장 전망을 바꿀 정도의 큰 영향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내년 이후 소비에 어느정도 영향을 줄지는 정부의 방역조치가 어느정도 강도로 얼마나 지속될 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대해서는 "국내 통화정책 정상화는 대외요인보다 국내 요인에 맞춰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상이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지만 국내 경기와 물가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앞서 우리 상황에 맞춰 금리를 먼저 올린 점이 앞으로 국내 상황에 맞게 통화정책 속도를 끌고 갈 수 있게 여유를 줬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1~11월 중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2.3% 상승했다. 연간 상승률로 2012년(2.2%) 이후 처음으로 물가안정목표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월 상승률은 3.7%로 2011년 12월(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물가 오름폭 확대는 석유류 및 농축산물가격 상승 폭이 확대된 데다 내구재, 외식 등을 중심으로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도 커진 영향”이라며 “경기회복과 함께 개인서비스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코로나 수요민감 물가 오름폭도 지속적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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