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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자 늪’ CJ CGV 자금조달 ‘노란 불’
터키·오미크론·인플레 ‘3중 악재’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 참패
1600억 모집에 293억 모여
차입금 정상상환 차질 우려도
하반기 수요예측 ‘미매각’ 속출

터키발 금융불안에 인플레와 오미크론 악재까지 겹치면서 CJ CGV의 자금조달에 ‘노란 불’이 들어왔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신종자본증권 모집이 예정액을 크게 밑돌면서 당장 현금흐름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30년물에 2년 콜옵션을 기준으로 1600억원 모집에 293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CJ CGV는 5~5.5%의 절대금리를 제시해 5.5%까지 293억원만이 들어와 모집물량을 다 채우지 못했다. CJ CGV는 이달 8일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신종자본증권은 채권과 같이 투자자에게 일정 금리를 지급하지만, 원리금 상환을 발행기업이 임의로 연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CJ CGV는 신종자본증권 담당 주관사를 ‘드림팀’으로 구성했다.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SK증권이다. 인수단으로는 IBK투자증권이 참여했다.

CJ CGV는 지난 2016년 특수목적법인인 보스포러스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터키 1위 극장사업자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그룹(Mars Entertainment Group)’ 지분 75.24%를 6049억원에 취득했 있다. CJ CGV3149억원이며, 재무적 투자자인(FI))인 메리츠종금증권이 29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터키 리라화가 폭락하면서 지난 2016년 총수익맞교환(TRS)계약을 체결한 CJ CJGV는 2017년에서 2020년까지 총 3532억원의 파생상품평가손실을 인식했다. 지난해 말 2000억원의 일반 회사채를 발행해 관련 정산자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터키 리라화 가치는 다시 폭락하고 있다. 파생상품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위기다.

CJ CGV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할 예정이었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로부터 차입한 기업어음(CP)과 사모사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외로부터의 매입채무 등이다. CJ CGV는 올해에도 6월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900억원 규모의 매입채무(영화상영부금)과 수출입은행의 차입금 600억원, 만기가 도래한 신종자본증권 1500억원을 갚았다. 빚을 내 빚을 갚는 상황인 셈이다.

CJ CGV는 코로나19에 따른 영업타격으로 현금흐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약 2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8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을 확충했지만, 순차입금은 2조5000억원 수준이며,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연결 기준 1975억원의 영업적자를 나타내기도 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가 각각 1332.3%, 72.5%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시장금리까지 오르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0%대로 0.954%로, 산용등급 AA- 회사채 3년물은 2.192%로 시작했지만, 최근 국고채 3년물은 1.7%대를, 회사채 3년물은 2.3%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올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회사채 시장에서는 미매각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풀무원식품(A-)을 시작으로 디티알오토모티브(A0), 우리종합금융(A0), 더블유게임즈(A-, A0), HK이노엔(A-), 파주에너지서비스(AA-) 등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했던 자금을 시장에서 받아내지 못했다.

IB업계 관계자는 “CJ CGV가 최근 코로나19와 터키법인에 따른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여러 증권사와 논의해 발행했지만 시기와 금리급등, 그리고 회사의 터키 리크스 탓에 아쉬운 결과를 거뒀다”며 “금리와 연말시즌이라는 것 외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확진자 수도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CJ CGV의 업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남은 수요예측은 3년물로 500억원을 발행하는 삼양식품으로 이날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이호 기자

number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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