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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금리 기준금리 인상 선반영...연말까진 더 안오른다
대출 기준·가산 금리 하락 안정 환경
시장금리 오버슈팅 조정 국면
연말 북클로징으로 변동성↓
가계대출 여유·예대금리차 부담
우대금리 정상화 시동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이자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최근 금융시장 환경을 따져보면 연말까지 은행 대출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 대출금리를 구성하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모두 상승 여력이 제한된 환경이라는 분석이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대표적인 기준금리는 금융채 금리다. 금융채 금리는 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 금리에 연동된다. 대표적인 시장금리인 국고채 금리의 준거금리 역할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한다. 한은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금리가 오르며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논리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전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후 시장금리는 일제히 급락했다.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8bp(1bp=0.01%) 내린 연 1.933%으로 거래를 마쳤다. 2년물과 5년물도 각각 6.9bp씩 떨어져 1.746%, 2.168%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0년물 금리도 각각 4.6bp, 3.3bp 하락한 2.348%, 2.379%를 기록했고, 30년물은 1.7bp 내려 2.356%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오버슈팅(금융상품의 시장가격이 일시적으로 폭등 또는 폭락하는 현상)을 시장금리 하락세로 꼽는다. 채권시장에서 그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해 채권매도 포지션이 과도하게 형성돼 왔다는 것이다.

채권을 매도하면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다. 채권시장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채권 가격 하락을 예상해 선제적으로 채권을 팔며 투자 손실을 방어해 왔다. 이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실제로 인상한 시점에서는 채권 투자자들이 그간의 채권 포지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채권을 매수하며 시장금리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전날 기준금리 인상 후 시장금리 하락에 대해 “금리인상을 선반영하는 과정에서 약간 과도하다고 표현을 해야”라며 “조금 더 반영했던 참가자들이 채권을 매수해서 그런 포지션을 조정한 데 따른 영향”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시장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로 전환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연말 북클로징(장부 마감)에 들어가는 기관투자자들은 채권 포지션에 큰 변화를 줄 가능성이 낮다. 채권 가격 변동성이 줄어들며 연말까지는 시장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한 시중은행 채권운용 담당자는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과도하게 선반영해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올르면서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스프레드도 과도하게 벌어졌다”며 “이같은 수급 불균형이 실제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정되는 모양새고, 연말 북클로징 등을 감안하며 시장금리가 다시 빠르게 오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채권 시장의 수급 측면에서 대출금리의 기준금리가 상승할 여력이 제한된 것과 마찬가지로 가산금리 역시 상승 동력이 줄어든 환경이다. 가산금리는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 경영판단, 우대금리 등이 합쳐져 산출된다.

그간 은행들은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 규제에 따라 우대금리를 축소하며 대출 수요를 제한해 왔다. 시장금리 상승분이 반영된 측면도 있지만 은행들의 우대금리 축소가 직접적으로 가산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며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를 가파르게 올렸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수준은 올해 1월 1일 2.65~3.92%에서 이달 25일 3.40~4.63%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주담대 금리 수준은 2.5~4.05%에서 3.58~4.95%로 올랐다.

최근 은행들은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가 어느정도 효과를 보이자 연말을 앞두고 가계대출 제한 조치를 풀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우대금리 축소 등으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며 예대금리차 확대에 대한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은행 입장에서 우대금리를 축소해 가산금리를 높일 명분이 약해진 셈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 센터장은 “그간 (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이미 우대금리를 많이 축소했다”며 “대출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가산금리 상승 요인에) 반영될 부분이 있을 거 같지 않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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