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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25%P↑ ... 20개월만에 1%금리 시대
금통위, 제로금리의 종언
물가상승률 또 상향 2.3%로
인플레이션 공포 차츰 현실화
가계부채 급증 경제회복 복병
치솟은 자산가격 진정 의미도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제로금리 시대’의 종언을 알렸다.

한은은 이날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1%로 인상해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0%까지 낮아지며 0%대 금리 시대를 이어갔던 기준금리는 이로써 1년 8개월만에 다시 1%대로 올라서게 됐다. ▶관련기사 2·3·16면

한은의 이 같은 금리 인상 결정은 물가 상승 및 가계부채 증가 그리고 자산시장 가격 오름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인플레이션 공포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3%로 상향했다. 앞서 8월 기준금리 인상 시에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1.8%에서 2.1%로 올려잡았는데, 한차례 더 높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08.97 (2015년 100 기준)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뛰었다. 이는 2012년 1월 이후 9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3분기 1845조원으로 불어난 가계부채가 경제회복의 복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사상 최대일 뿐 아니라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1837조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전분기 대비 20조8000억원(20.8%)나 늘어난 969조원을 기록하면서 2016년 4분기(24조2000억원) 이후 4년9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가계빚이 주택 시장으로 흘러들어가 가격 상승을 일으키고 있다는 해석이 이어진다. 다만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도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4.0%를 유지하면서, 경제 성장에 따른 자신감을 반영했다.

경기 상황에 따른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 0.5%포인트를 한 번에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을 단행했고,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기준금리는 아홉번의 동결 끝에 지난 8월 한 차례 올렸고, 이날 연 1%대로 올라섰다. 이에 이 총재 임기 전 추가 인상을 통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25%까지 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0.00∼0.25%)와 격차는 0.75∼1%포인트로 커졌다.

한편 늘어난 가계 부채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기준금리가 8월 0.25%포인트 인상에 이어 연내 추가로 0.25%포인트 더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5조8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전년 말 대비 대출자 1인당 연이자 부담도 지난해 말 271만원에서 301만원으로 30만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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